금호월드 입장 변화…신세계 신축·이전 속도내나 협의체 구성·건물 매입·공동 재개발 등 3개 案 제시 신세계측 22일 그룹 내 투자심의 긍정적 영향 기대 양시원 기자

2023년 09월 18일(월) 20:30

광주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 조감도. /신세계그룹 제공.

교착 상태에 빠졌던 광주신세계 백화점 신축·이전 사업이 시 소유 도로 편입 반대 입장을 고수했던 금호월드측의 상생 방안 제안으로 속도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광주신세계와 금호월드 관리단 등에 따르면 금호월드 관리단은 전날 광주신세계에 ▲금호월드 건물 매입 ▲금호월드 건물 공동 재개발 ▲금호월드·광주신세계·광주시 3자 협의체 구성 등 3개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금호월드 측에서 내놓은 첫 공식 제안으로 광주신세계가 지난 8일자로 금호월드 관리단 측에 보낸 상생방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해달라는 공문에 따른 후속 조치다.

금호월드 측은 지난 15일 ‘금호월드 광주신세계백화점 확장 대책위원회’ 회의와 금호월드 관리단 이사회를 열어 현 이마트 광주점과 주변 주차장 사이 시 소유 ‘군분2로 60번길’ 편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집하지 않고 신세계 측과 상생방안 마련을 위해 협의안을 도출했다. 특히 3개 안 중 주목을 끄는 부분은 ‘협의체 구성’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금호월드 측은 시 소유도로 편입을 반대하며 단 한번도 상생방안 마련에 공식적으로 나서지 않았으나, 이번 공문을 통해 3개 안 중 광주신세계가 1개라도 수용하면 28명으로 구성된 금호월드 관리단 이사회를 열어 해당 안에 대해 다시 논의에 나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실상 금호월드 건물 매입, 금호월드 건물 공동 재개발의 경우 수용하기 쉽지 않은 사안인 만큼 광주신세계가 협의체 구성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금호월드 매입은 땅값과 영업보상비 등에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데다, 450여명에 달하는 구분 소유자들이 매입에 동의해야 해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성이 낮다.

공동 재개발 역시 현재 광주신세계가 현대백화점그룹의 ‘더현대 광주’(전방·일신방직 터)보다 먼저 문을 열어 선점 효과를 내기 위해 속도전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용하기 힘들 전망이다.

광주신세계는 금호월드 측의 제안이 교착 상태에 빠진 광주신세계 확장·이전 사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정절차 지연 요인 중 하나가 진척을 보지 못했던 금호월드 측과의 상생 방안이었던 만큼 광주신세계가 명분과 속도까지 한꺼번에 챙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광주신세계는 지난해 8월 백화점 신축·이전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인·허가 행정절차의 첫 관문인 광주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10월 철거 예정인 이마트 부지에만 백화점을 짓는 방안 등 계획 축소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신세계그룹 내 광주신세계 신축·이전 사업에 대한 투자 심의가 오는 22일 예정돼 있어 신세계측이 금호월드 측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그동안 의견 통합 실패를 이유로 공론의 장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금호월드 측의 제안은 현재까지 반응 중 가장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금호월드 측이 제안한 3개 안을 모두 검토해 상생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