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1야당 대표를 ‘잡범’에 비유 “단식 이유로 사법시스템 정지되면 잡범들 다 그럴것” 李 단식 19일째 건강악화…민주 “탈수로 정신 혼미” 민주, 검찰 또 다시 구속영장 청구하자 격앙된 반응 김진수 기자

2023년 09월 18일(월) 20:3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 19일째인 18일 오전 7시 10분께 건강이 악화해 국회 인근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 대표를 ‘잡범’으로 비유했다.

한동훈 장관은 이날 이 대표가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된 것과 관련해 “수사받던 피의자가 단식해서, 자해한다고 해서 사법 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럼, 앞으로 잡범들도 다 이렇게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19일째 단식을 이어가다 건강 악화로 병원에 실려 간 제1야당 대표를 향해 ‘잡범’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하하고 나선 것이다.

한 장관은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처럼 소환 통보를 받고 나서 시작하는 단식은 저는 처음 봤는데, 과거에 힘 있는 사람들이 죄짓고 처벌을 피해 보려고 단식하고 입원하고 휠체어 타고 이런 사례는 많이 있었다. 그렇지만 성공하진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은 정치 그리고 민주당과 무관한 이재명 개인의 성남시장, 경기지사 시절 개인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다”고 강조하면서 “다수당의 권력을 이용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개인 비리를 결사 옹호하는 건 국민들께서 최악의 권력 남용이라 생각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 대표의 상태를 고려하면 도주 우려가 낮다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는 “그렇게 따지면 절도로 체포되거나 사기로 체포되는 사람이 단식하면 누구도 구속되지 않지 않겠나”라며 이 대표를 절도범이나 사기범 정도로 취급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혈당이 급속히 떨어지며 거의 의식을 잃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메시지를 통해 “탈수 등 증상을 보여 정신이 혼미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식으로 신체 기능이 상당히 저하됐다는 게 의료진 소견이다”며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응급조치를 받은 이 대표는 오전 9시 35분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동했다. 이 대표는 이곳에서 회복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지난 달 31일부터 국회 앞 본청에서 천막을 치고 단식에 들어갔던 이 대표는 이달 13일 본청 내 당 대표실로 단식 현장을 옮긴 뒤부터 건강이 빠른 속도로 안 좋아졌다.

당내 인사들은 물론 시민사회 원로 등이 잇달아 찾아 단식을 만류했으나, 이 대표는 곡기를 끊은 채 단식을 지속해 왔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검사 독재정권의 폭거이자 파렴치하고 잔인한 영장 청구다”며 “지난 소환조사에서 검찰이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답을 정해놓은 ‘답정 수사’, ‘답정 영장청구’를 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조 사무총장은 “비회기 때 (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했더니 질질 끌다 정기국회까지 끌고 왔다”며 “부당한 영장 청구이자 정치 영장이다”고 강조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