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방지 불법 적치물…“장사하려면” vs “치워야” 광주 곳곳 업주들 라바콘·폐타이어 등 내놔…주민 갈등 운전·보행자들도 “불편”…구청 “단속반 자진정비 유도” 안태호 기자

2023년 09월 19일(화) 20:51

광주 주택가와 도심 상가 등 곳곳에 주차 방지 불법 적치물이 설치되면서 주민들간 갈등 초래는 물론, 운전·보행자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면도로와 골목길의 불법 적치물들로 인해 보행자와 차량들이 뒤엉켜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높은 만큼 행정당국의 보다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오전 광주 동구 동명동 일대는 골목마다 주차금지가 적힌 주황색 라바콘과 공사 꼬깔콘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이는 상가 앞 다른 차량의 주차 등을 막기 위한 것으로 여러 적치물이 도로를 점령하면서 보행자와 차량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었다.

비슷한 시각 남구청 인근 식당가에서도 불법 적치물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식당을 방문한 최모(44)씨는 “점심 장사도 하지 않는 가게들이 오후에 자신들의 차를 주차하려고 타이어나 화분 등을 놔두는 것 같다”며 “도로는 본인들 소유가 아닌데도 자기네 마당 마냥 라바콘을 세워두는 것은 배려가 없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국가법령센터에 따르면 도로법 117조에 의해 집 앞 도로라도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이 아니면 도로 점용 허가를 받지 않고 물건을 두면 최대 1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는 불법 점용 면적 1㎡ 이하의 경우 10만원, 1㎡ 초과 시마다 10만원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업주들은 일부 비양심적인 운전자들 때문에 주차금지 팻말을 둘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호소했다.

동명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34)씨는 “가게 앞이 내 땅은 아니지만, 가게 입구에 연락처도 없이 차를 장시간 주차하는 사람들 때문에 주차 방지 적치물을 놔둘 수 밖에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을 생각해 계도 중심으로 자진 정비를 유도하고 있다”며 “권고에도 반복되는 현장에 대해서는 강제철거 처리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단속을 펼쳐 시민들의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광주 동·서·남·북구는 각각 노상 불법 적치물 단속 2개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단속반에는 동구 5명, 서구 5명, 남구 6명, 북구 4명이 활동하고 있다.

단속은 계고장을 1-3회(1차/15일, 2차/15일, 3차/10일) 발부해 자진 정비하도록 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부과, 행정대집행(강제철거), 고발 등의 순으로 진행한다.

4개 자치구 모두 과태료 부과는 거의 하고 있지 않으며, 미이행 시 강제철거 조치를 하고 있다.

올해 1-6월 불법 적치물 관련 단속 및 강제철거 건수는 ▲동구 512건/470건 ▲서구 1만312건/6천624건 ▲남구 3천693건/124건 ▲북구 1천919건/975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단속 및 강제철거 건수는 ▲동구 501건/400건 ▲서구 2천922건/2천185건 ▲남구 2천855건/201건 ▲북구 972건/306건으로, 동구는 예년과 올해가 비슷한 반면 서·남·북구는 전년동기 대비 증가했다./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