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 “금호월드 매입·공동 재개발 불가” 3개 제안 중 ‘3자 협의체 구성’만 수용 신세계측 “신축·이전 계획 축소는 없어” ‘스타필드 미끼 백화점 확장’ 지적 일축 양시원 기자

2023년 09월 20일(수) 20:48

백화점 신축·이전을 진행 중인 ㈜광주신세계가 금호월드 측에서 제시한 3개 방안 중 ‘금호월드·광주신세계·광주시 3자 협의체 구성’을 제외한 ‘금호월드 건물 매입’, ‘금호월드 건물 공동 재개발’에 대해 공식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이동훈 광주신세계 대표는 20일 광주시내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금호월드 관리단 측이 지난 17일 제안한 방안 중 건물 매입과 공동개발 등 2개 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금호월드 매입 방안과 관련, 2008년 ㈜신세계가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인근에 위치한 메사빌딩(23층)을 매입한 사례를 들었다. 메사빌딩 역시 금호월드와 마찬가지로 구분 등기 소유자로 구성된 건물이다.

그는 “당시 신세계는 구분 등기된 건물의 일부를 제외하고 빌딩을 매입했으나, 구분 등기 소유자와 임차상인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이유로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며 구분 소유 건물 매입 의사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금호월드가 상가 소유주, 임차인, 주거인 등 개개인의 이권이 나눠져 있는 만큼 공동 재개발도 불가능할 것”이라며 2개 안에 대한 공식 거부 입장을 밝혔다.

신축·이전 절차를 밟고 있는 광주신세계의 현 상황에 대해 이 대표는 “(금호월드 측의 협의 제안으로) 옴짝달싹할 수 없던 상황에서 벗어나 한 발 뗀 상황”이라며 “백화점 신축·이전 계획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인·허가 행정절차의 첫 관문인 광주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만큼 속도감을 논하기엔 이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지부진한 행정절차 과정에서 제기됐던 백화점 축소 가능성도 일축했다.

이 대표는 “(금호월드 측이) 도로 선형 변경을 반대하지 않고 50여억원을 들인 디자인 설계를 기다리고 있는데 축소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광주신세계 확장과 신세계프라퍼티의 어등산 스타필드 개발 사업은 철저히 각사 이익 전망에 의해 출점하는 것으로,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고 광주신세계가 스타필드를 미끼로 백화점 확장 만을 노리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일축했다.

당초 신세계그룹은 오는 22일 자체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스타필드 등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과 광주신세계 확장 사업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임원 인사 등 그룹 내부 사정으로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세계프라퍼티가 1조3천억원을 투자해 ‘스타필드 광주’를 건립하겠다는 어등산 관광단지 3자 공모 사업계획서 접수 마감이 오는 10월13일로 예정돼 있는 만큼, 사업 규모와 투자 노선을 확정 짓기 위해서는 이에 앞서 자체 투자심의위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호월드 관리단 측은 김광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을 만나 광주신세계 신축·이전 행정절차에 착오가 없도록 요청하는 한편, ▲추후 열릴 금호월드 임시총회(10월7일 예정)에서 광주신세계 시 소유 도로 편입에 관한 동의 안건이 무산됐을 경우 시 소유 도로 편입에 반대 ▲총회 이후 행정절차 밟기 요청 등의 입장을 전했다.

관리단 측은 21일 임원 5명으로 구성된 집행부 회의를 거쳐 오는 10월7일 구분 소유자 612명 전체를 대상으로 한 임시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광주신세계의 도로 편입에 대한 안건을 상정한 후 참석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동의할 경우 공식적으로 시에 동의한다는 입장문을 제출할 계획이다.

또한 금호월드 관리단 측은 3개 방안 제시 이후 공식 답변 없이 이날 광주신세계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반감을 표해 잠시 사그라들었던 갈등의 불씨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