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순수형태-샘_단채널 비디오_3분 36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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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웨일’에서 온라인으로 글쓰기를 가르치는 대학 강사 ‘찰리’는 272㎏ 거구로 울혈성 심부전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다. 찰리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느끼고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마지막 에세이를 함께 쓴다.
그는 딸이 8살 때 쓴 글을 가장 훌륭한 에세이라고 한다. 있는 대로 보고 쓰고, 솔직한 마음을 직면했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만을 중요시하여 다듬고 가꾸고 포장하는 세태에 일침을 놓는 듯하다. 찰리가 죽으면서까지 딸에게 네가 얼마나 놀라운 사람인지 알려주고 싶었다며 솔직함을 강조한다. 그것은 화가인 내 딸에게도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2005년 ‘순수형태-샘’은 나의 유년 시절 샘터에서 물 드로잉하면서 놀았던 기억을 회상하며 그리기에 대한 동심의 순수한 상태를 딸아이와 함께 구현한 작품이다. 11살 딸아이는 가족들과 나들이 간 시골 분교 조그마한 샘터에서 자연스럽게 물놀이를 하다가 주변에 있는 막대기에 물을 묻혀 땅바닥에 드로잉을 한다. 조금 놀더니 이내 성에 차지 않은지 스프레이를 집어 들고 자유롭게 그린다. 나는 딸아이의 물 드로잉의 지표적 현상을 포착, 영상작업을 통해 아이들, 동심 자체를 ‘순수형태의 표상’으로 시각화한다. 그리면 금방 사라져 버리는 그림을 즐거워하며 자유롭게 그릴 수 있는 순수한 동심의 모습에서 부녀간의 거리는 예술을 통해 가까워지고 행복해진다.
“시간이 흘렀지만, 물로 자유롭게 드로잉 하는 너의 모습을 떠올릴 때면 넌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화가의 자질을 가진 딸이었다. 지금 네가 믿고 있는 진실이 단지 학습된 진실일 수 있지 않을까? 남의 것을 흉내 내지 말고,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그려라. 죽음을 앞둔 마지막 일주일을 조망하며 작문과 양육의 상관성을 끝내 설득하는 영화여서 강력히 추천한다.”
<작업실에서 화가 강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