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민간공항 통합이전’ 무안 발전 마지막 기회 / 유호규 |
| 2023년 09월 24일(일) 19: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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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민간 공항 통합 이전 논의는 2007년 무안국제공항이 개항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국가계획(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 발표로 시작됐다. 이후 2018년 전남도·광주시·무안군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협약’을 체결하고 2021년까지 광주 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한다고 협약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군공항과 함께 이전해야 한다는 이유로 협약을 지키지 않고 있어 지역간 갈등의 불씨가 돼 왔다.
올해 초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광주 군공항 특별법’ 제정으로 사업비 부족 분을 정부가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6월 주민지원사업 ‘1조원+알파’ 지원, 맞춤형 지원 방안 협의, 이주 정착금, 자족 기능 갖춘 신도시 조성, 공무원 교육원 이전 등 다양한 지원 방향을 제시해 이전사업의 양상과 대중의 인식은 달라졌다. 하지만 무안군은 여전히 반대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반대 사유를 살펴보면 소음 피해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국방부와 광주시는 새롭게 이전할 군공항을 기존 광주 군공항보다 2배(8.2㎢→15.3㎢) 넓게 건설하고 기존에는 없었던 축구장 500개 규모의 소음 완충지역 조성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군공항이 건설될 지역의 주민 이주를 약속하고 비행 경로와 시간 설정을 제시했다. 따라서 무안국제공항과 멀리 떨어져 있는 남악·오룡지역을 비롯한 무안군 전역의 소음 피해는 과대 해석이다.
또 다른 반대 사유는 군공항 주변 토지 거래 위축으로 인한 가격 하락 우려다. 감정 평가사의 토지 평가액을 지수화한 것이 지가지수다. 정부(한국부동산원)는 매년 전국적인 지가지수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광주 군공항, 영광 원자력발전소, 경주 방사성 폐기장 등의 혐오 시설이 있는 지가지수 상승률은 광주 송정동 41.9%(58.1→100), 영광군 홍농읍 17.9%(82.1→100), 경주시 문무대왕면 14.1%(85.9→100)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지속 상승했다. 지가 상승의 주요 요인은 해당 지역의 각종 개발 흐름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혐오시설 수용으로 정부와 운영 주체가 직·간접적인 경제적 지원을 약속해 각종 개발사업, 주민 지원금 등으로 지역을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군공항 이전 지역도 주변 지역 개발과 함께하므로 지가 하락이 아닌 상승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무안읍을 포함한 무안 북부권역은 지역 소멸 고위험 지역이다. 남부권역(남악·오룡)과 균형발전이 없다면 시(市) 승격 등의 긍정적인 미래는 없다. 군·민 공항 통합 이전에 따른 군인, 군무원 등 상주인구 증가와 장병 외출, 면회객 등 유동 인구 증가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발전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도민들이 있다.
이를 위해 김영록 전남지사는 무안군민에게 희생만 전가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그 이후 군공항 반대 범대위와 면담, 천막농성 현장 방문 등으로 군민과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나아가 ‘광주 군공항 특별법’ 개정을 정부와 정치권에 건의했다. 지역 주민 수용성 확보와 적절한 보성을 위한 이주민 지원(이주·생활·생계), SOC 인프라 건설, 지원 사업 예타 면제 등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중이다.
또한 호남고속선과 남해선을 통한 트라이앵글 순환철도망 구축, 동부권 직결 고속버스 노선 개설 등 교통망 확충 계획과 함께 전반적인 득실을 따져 ‘무안에 사니 혜택이 있다’고 느낄 정도의 실질적 이득을 약속했다. 이제는 부정적인 오해와 인식을 벗어나 서부권역 발전과 서남권 관문 공항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무안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추석 연휴 관광상품이 모두 매진됐다고 한다. 하지만 평소 이용률이 저조한 탓에 항공권 발급, 수화물, 항공기 유도 등의 조업력이 빈약해 늘어나는 항공 수요 대응에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광주 민·군 공항 통합 이전으로 항공 인프라를 집적화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
중부권 인천시와 동남권 경남 사천시는 MRO 사업 등의 항공 산업시장 선점을 위해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을 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인 2029년 개항 예정인 새만금 국제공항, 2030년 개항 예정인 가덕도 신공항은 잠재적 경쟁 상대로 타 지역 공항이 자리잡기 전에 하루빨리 광주 군·민 공항 통합 이전으로 무안국제공항이 경쟁력을 확보해 비상(飛上)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