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중단…체포동의안 가결 민주 거센 ‘후폭풍’ “더 이상의 단식은 심각한 위해” 의료진 소견 수용 26일 영장심사 민주당 운명 가를 초대형 변수 부상 ‘비명’ 송갑석 최고위원 사의…야권발 정계개편 촉각 김진수 기자

2023년 09월 24일(일) 21:12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이 예상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3일 단식을 중단했다. 전면적인 국정 쇄신 및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지 24일 만이다.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은 의료진의 강력 권고에 따른 것이다. 또한 오는 26일 자신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일정이 잡혀 있는 데다, 당내 체포동의안 가결 후폭풍이 거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이 대표를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은 오늘 이 대표에게 즉각적인 단식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며 “더 이상의 단식은 환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 입장에서 오는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될 자신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심사)이 대혼돈에 빠진 민주당의 운명을 가를 초대형 변수다. 결과에 따라 이 대표 개인의 정치적 운명은 물론, 민주당 또한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내홍 수습의 발판을 마련하느냐, 계파 간 대충돌로 이어지느냐로 갈릴 수 있어서다.

체포동의안 가결 후 몸을 낮추고 있는 비명(비이재명)계는 당장 지도부 총사퇴 및 비상대책위 전환을 요구하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재 당권을 쥐고 있는 주류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 결사옹위 태세다. 비명계를 상대로 징계를 통한 공천 배제 등 실질적인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친명계 일각에서는 이미 ‘옥중 공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친명·비명간 극한 대립은 야권발 정계 개편론으로 번질 수 있고, 총선 승리를 위해 필수적인 중도층 민심 이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은 양측 모두에게 부담이다.

한편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한 날 민주당 지도부 내 유일한 광주·전남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인 송갑석 최고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송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공개 사퇴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임명권자인 대표께 수용을 구하는 게 순서이자 도리라 생각해 어제 천준호 비서실장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고 오늘 조정식 사무총장으로부터 대표의 사의 수용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 활동 등을 통해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해왔다. 그가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강성 당원들의 사퇴 요구가 쏟아지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역시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있다. 고 최고위원은 전날 “당원의 지지로 탄생한 최고 위원이 당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는 건 이미 신임을 잃은 것이다. 당원 판단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 의원과 고 최고위원은 ‘가결파 색출’에 나선 이른바 ‘개딸’(강성 당원)들이 지목한 명단에 올라가 있으며, 강성 당원들은 이들에 대한 ‘문자·전화 폭탄’ 공격을 통해 비판 및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른바 ‘개딸’들의 ‘문자·전화 폭탄’이 사실상 민주당의 분당을 가속화 시키는 원인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아 이 대표가 이들에게 단합을 위해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