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석 강진군 주무관 “건강 허락할 때까지 헌혈·봉사 이어가겠다” 고3때 백혈병 앓는 친구 위해 소매 걷어붙인 후 20년째 지속 본인 헌혈증 187개 등 700여개 기부…어려운 이웃에 후원도 안태호 기자

2023년 09월 25일(월) 19:40

김왕석 강진군청 주무관은 고3때 백혈병을 앓는 친구를 위해 헌혈을 시작, 20년째 헌혈 활동을 하고 있다. 김 주무관은 자신의 헌혈증 187개와 기부받은 것까지 모두 700여개의 헌혈증을 기증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헌혈과 봉사 등 나눔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20년 넘게 꾸준히 헌혈과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이가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김왕석(41) 강진군청 주무관으로 현재 그는 700여개의 헌혈증 기부를 마쳤다.

김 주무관의 첫 헌혈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아픈 친구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 것이었다.

김 주무관은 25일 “백혈병을 앓던 친구에게 금전적 도움 말고 힘이 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헌혈을 하게 됐다”며 “그때 헌혈이 단순히 피를 나누는 행위가 아닌 생명을 나누는 것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현재도 헌혈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고 자신의 헌혈증 187개를 포함해 700여개 모두 기증했다.

또한 지난 2021년부터는 수혈이 필요한 어린이들과 소방관들이 있는 단체에 헌혈증을 기부받아 기증하고 있다.

김 주무관은 “혼자 기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SNS 계정에 ‘함께 하자’는 글을 게시했는데, 많이 분들이 동참해줬다”며 “혼자 기증할 때와는 달리 많은 분께 더 큰 도움을 드릴 수 있어 주변에 적극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헌혈증을 미래세대가 건강해야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으로 어린이 단체에 기부하고 있지만 김 주무관에게도 고충이 있다.

그는 “우리들의 나눔으로 아픈 아이들이 건강해졌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너무 뿌듯하다”면서도 “일부 아이들은 치료가 잘 되지 않기도 해 그런 소식을 들을 때면 자식 키우는 아빠로서 마음이 좋지 않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 주무관은 헌혈 외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솔잎쉼터봉사회에서 이동식 밥차를 지원받아 어르신들 무료 급식 봉사와 다문화 아이들의 돌잔치를 지원해주는 ‘도담도담’ 등에 현금이나 생필품을 자녀들의 이름으로 기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라면 10박스를 구매해 많은 분들과 함께하고 싶단 생각에 50개를 목표로 SNS에 글을 올렸더니 80박스가 모여 강진과 광주 남구 등 취약계층 시설에 동참한 분들의 이름으로 전달했다.

김 주무관은 “헌혈과 봉사 모두 한 사람이 많이 하는 것보다 수백명이 한 번 하는 게 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건강관리를 잘해 꾸준한 헌혈과 봉사활동을 이어갈 것이며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에도 봉사나 나눔 캠페인에 참여하다 보니 정작 가족과 시간을 많이 못 보낸 것 같다”며 “주말에 아빠가 놀아주지 못해 지율, 지안이에게 미안하고 봉사를 믿고 응원해주는 아내에게도 이 기회를 빌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