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를 위한 제언 / 김영집
2023년 09월 25일(월) 19:41
김영집 광주테크노파크 원장
지방시대 선포식이 지난 14일 부산에서 개최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 지방화와 균형발전시대 선포식을 대전에서 열었다. 그로부터 거의 20년이 흘렀다. 노무현 대통령 뒤 세 번의 정부를 거치며 불균형이 더 심화된 가운데 이제 다시 지방시대를 선포한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대통령은 “모든 권한을 중앙이 움켜쥐고 말로만 지방을 외치지 않겠다”고 했다. 지방시대위원장은 기회발전특구 교육자유특구 도심융합특구 등 지방시대 9대 정책을 발표했다. 참석자들의 여러 지방화에 대한 요구에 정부 장관들은 저마다 “지역육성정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지방시대라는 비전을 걸고 새로운 전환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인 선포식이었다. 노무현 균형발전 정부 계승을 내세웠으면서도 균형발전에 의지와 성과가 없었던 문재인 정부에 갈증을 느꼈던 지방은 새 정부의 지방시대 의지 표명을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올 봄 정부의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수도권 투자 강화 정책은 지방의 균형발전 기대와 매우 달랐다. 최근 내년 예산에서 지방교부세 감소와 지역예산 대폭 삭감 편성안은 가뜩이나 힘든 지방재정 가뭄을 예고케 하고 있다. 지방시대를 열겠다는 것과 현실은 벌써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의 말과 정부정책이 다르다면 지방시대는 그저 장밋빛 환상이다. 대통령이 말에 그친 과거의 전철을 절대 밟지 않겠다고 했다면 정부정책에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과 예산에서 일관성이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이 중요한 시점이다. 정부가 올 해 공언한대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 내년 이후엔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 대통령제 정부의 현실이다. 진정성 실현시점이 지금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에 지방시대를 위해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재정분권 과세분권 법률개정과 예산정책을 즉각 도입해 주기 바란다. RISE(지역혁신 대학지원 중심체계) 사업으로 2025년부터 교육부 대학교육재정예산의 절반이상을 지자체 권한으로 넘기겠다는 교육부의 정책은 역대정권에서 못한 일로 잘 했다.

전체 부처의 재정권한도 이렇게 과감하게 지방에 이양하는 안을 내놓길 바란다. 여기에 법인세 상속세 등을 지자체에서 결정하는 과세자치권을 부여하면 지방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되고, 정부의 지방재정지원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가 있다. 이것이 스위스가 강소국가로 성장한 비결이다.

둘째, 특구중심의 지방지원제도가 거점도시 중심으로 이를 광역권 발전 정책과 중소 농산어촌 도시 지원정책과 연계해 추진하도록 하고, 유치되는 기업에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종사자나 지역주민에게도 소득세 감면 등이 결합되는 혜택을 줘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 현재의 기회발전 교육자유 도심융합특구 정책이 진행되어도 결과적으로 수도권영향권 외 지역에서는 기업유치 인재유치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셋째, 지방시대 성공조건은 과학기술과 기업 그리고 인력이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정책이 공공기관 2차이전이다. 또 공공기관이전과 3대 특구가 결합하는 한국형 테크노폴리스 정책을 검토해 보자.

넷째, 지방시대 9대 정책은 하향성과 시혜성 경향이 강하고, 지역간 경쟁심화가 우려된다. 그래서 독일이 ‘동등한 생활조건위원회’를 만들어 추진한 공정성실현과 낙후지역소멸 대응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자발성과 혁신, 포용과 공정성장이 지방시대 정책에서 살아나도록 정책을 설계하기 바란다.

지방시대위 시도지사협 시장군수구청장협 등에서 계속 검토되길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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