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청 앞 주말 오전에도 ‘고성 집회’…주민들 ‘고통’ 최근 3년 집회신고 1만828건…하루 평균 최소 9회 관공서 등 집중 여파…경찰 “불편 최소화·조율 노력” 주성학 기자

2023년 09월 25일(월) 20:34

이미지=아이클릭아트

“각자 사정이 있겠지만, 주말 이른 오전부터 확성기 집회를 하면 인근 주민들은 어쩌란 말입니까.”

광주시청 등 관공서를 중심으로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오전 일찍부터 집회가 열려 인근 주민들이 소음으로 인한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5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광주시청 일원에서 열린 집회는 2021년 3천957건, 2022년 3천529건, 2023년(1월1일-9월18일) 3천342건이다. 이를 일평균으로 환산하면 2021년 10.84건, 2022년 9.66건, 2023년(260일) 12.85건으로 하루에 최소 9건의 집회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집회가 평일(월-금요일)과 주말(토·일요일)을 가리지 않고 열리면서 인근 주민들의 휴식 시간마저 빼앗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3일 오전 11시께 광주시청 광장 앞에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 중단 촉구 집회’가 진행됐다.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각종 노래와 마이크를 잡은 발언자의 목소리가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도 들릴 정도로 크게 흘러나왔다.

40여분간 스마트폰 앱 ‘소음측정기’로 현장 소음을 측정해 본 결과 최소 62㏈, 최대 105㏈, 평균 88㏈로 나타났다.

이같은 소음이 인근으로 퍼지면서 조금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인근 주민들은 “시끄러워 못살겠다”는 입장이다.

인근 주민 김모(40대)씨는 “집회의 자유가 있으니 시위하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집회 장소 인근에 아파트들이 빽빽한 것을 감안한다면 최소 주말 오전은 피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확성기까지 동원된 소음에 일찍 눈이 떠지는 게 다반사다. 한 번은 너무 시끄러워 집에서 소음측정 앱으로 체크해 봤더니 72㏈이 넘는 소음이 수십분간 이어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시민 김민우(30대)씨는 “집회나 시위 시 소음 기준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건 너무 심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관할 행정기관이나 단속해야 하는 경찰이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닌지 싶다”고 분개했다.

소음 처벌 기준은 주간(오전 7시-일몰 전) 민원이 접수된 장소 중 주거지역·학교·종합병원·공동도서관은 65㏈ 이하, 그 밖의 지역은 75㏈ 이하로 등가소음도(10분 측정)를 넘기면 1차 소음 유지명령을 내릴 수 있고 이후 중지 명령, 일시보관 형식으로 절차가 진행된다.

이를 어길 시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에 대해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집회 발생 중 민원이 들어오면 현장에 출동해 소음기준치를 넘는지 측정을 한다”며 “현장에서 250여m 떨어진 곳에서 측정해도 기준치를 넘지 않아 처벌이 불가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중보다 주말의 경우 유동인구가 적어 소리가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 같고, 집회는 신고제라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양쪽의 입장을 조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