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헬기 등 ‘전시 찬성’…장소는 ‘분분’ 市, 설명회서 상무자유공원 발표…‘옛 전남도청’ 의견도 설문조사 타당성 ‘뒷말’ …5·18 교육관 광주시 직영 전환 안재영 기자

2023년 09월 25일(월) 20:34

광주시는 25일 서구 5·18민주화운동교육관에서 5·18 당시 투입됐던 헬기·장갑차 등 군 장비들의 이전·활용방안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김애리 기자

‘5·18 출동 기종 장비 이전 전시사업’이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긴 했지만, 거치 장소 등 세부 계획은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광주시가 의견 수렴을 위해 시민정책참여단을 대상으로 추진한 설문조사도 2만6천여명 가운데 14% 정도인 3천700여명만 참여한 것으로 확인돼 ‘결과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광주시는 25일 오후 2시 광주 서구 5·18민주화운동교육관에서 ‘5·18자유공원 활성화 방안’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서는 지난 19-21일 광주시 홈페이지 내 소통창구인 광주ON(온)을 통해 진행됐던 전시사업 관련 설문 결과가 공개됐다.

5·18 출동 장비전시 사업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42.7%가 매우 그렇다, 36%가 그렇다, 12.3%가 그렇지 않다, 8.8%가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광주시가 전시 장소로 점찍어둔 ‘5·18자유공원 내 영창’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 항목에는 36.6%가 매우 그렇다, 41.4%가 그렇다, 14.1%가 그렇지 않다, 7.8%가 매우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5·18자유공원 외 적합한 장소로는 민주광장(옛 전남도청)이 53.6%로 가장 높았으며 5·18교육관(51.69%), 505보안부대(21.4%)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문항의 설문에는 시민 정책 참여단 2만6천553명 중 14% 정도 밖에 안되는 3천724명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참석자들 사이에선 참여자 수가 적고, ‘정책 참여단에 가입하지 않으면 설문에 응할 수 없는 게 무슨 설문조사냐’는 등 뒷말이 쏟아졌다.

‘5·18자유공원 내 전시’가 골자인 사업 설명이 끝난 뒤에도 반발은 잇따랐다.

상무대 영창 등 ‘인권 탄압’의 장소였던 자유공원과 ‘무력 진압’의 상징이었던 탱크·장갑차가 무슨 연관성이 있냐는 이유에서다.

한 5·18민주유공자는 “5·18 사적지 활성화는 각 지역에 어떤 색깔을 입힐지 고민한 뒤 추진해야 한다”며 “망월동이 추모의 공간인 것처럼, 무력 항쟁의 상징인 전남도청으로 탱크와 장갑차가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 자체에는 찬성하는 이들도 전시 장소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어두운 역사를 잊어버리지 않고 후세대가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은 필요하다”면서도 “당시 군 장비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장소)이 나온 만큼 열어 놓고 판단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설명회가 끝난 뒤 광주시 관계자는 “당초 설명회가 끝난 뒤 전시안을 확정하려 했으나 주민 의견을 검토한 뒤 최종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올해 상반기 2차례에 걸쳐 5·18민주화운동교육관 운영 수탁 기관 공개 모집을 추진했으나 적격자가 없음에 따라 다음 달부터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