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 침식 심각한데…정부 예산 ‘싹둑’ ‘심각·우려’ 45%…전남, C-D등급 전국 2위 신정훈 “해안 절벽 붕괴 등 재해 위험 높아” 김진수 기자

2023년 09월 25일(월) 20:35

동해안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연안 침식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연안정비 예산을 당초 계획보다 큰 폭으로 삭감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신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이 25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침식 등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360개 연안 중 161개(44.7%)의 연안 침식이 심각·우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지역별 침식 정도가 심한 C·D 등급은 강원이 51개소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남(32개소), 경북(24개소), 경남(19개소) 순이었다.

지역 내 ‘우심률’이 높은 곳은 부산(88.9%), 울산(60.0%), 경북(57.1%), 제주(57.1%), 강원(51.0%) 순이었다.

이처럼 최근 각종 인공구조물 건설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연안 침식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반해, 윤석열 정부는 연안정비 예산을 당초 계획에 비해 크게 축소했다. 실제 지난해 연안정비 예산은 609억원에서 올해 539억원(-11.5%)으로 줄인 것도 모자라, 이 중 9억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해양방사능 긴급조사비로 전용까지 했다.

무엇보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539억원으로 삭감하면서 중기 재정계획 상 내년 예산으로 1천83억원을 책정하겠다 했지만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542억원만 반영했다.

또한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2020-2029년) 기준 국가 시행 연안정비 34개 지구 중 18개 지구(52.9%)는 미시행(8지구·23.5%)이거나 설계중(10지구·29.4%)으로 아직까지 공사를 시작하지 못했다. 이 정비 지구 중 대다수는 침식 정도가 심한 C·D 등급 지역이다. 예산 투입이 절실하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정훈 의원은 “연안 침식으로 해안가 절벽이나 해안도로의 붕괴 위험이 증가하고 연안 지역이 해일이나 풍랑 등 자연 재해에 취약해지고 있다”며 “주민들의 생명·재산 보호를 위해 재해 위험이 높은 연안을 중심으로 연안정비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