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장갑차 등 5·18 전시 사업 진지한 고민부터
2023년 09월 26일(화) 19:26

광주시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투입됐던 헬기 등 군 장비들의 활용 방안 마련을 위해 개최한 설명회에서 거치 장소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인권 탄압이 이뤄졌던 자유공원과 맞지 않다는 것으로 일방통행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설명회를 통해 공개된 광주시 설문조사도 신뢰를 얻기 힘들 것 같다. 홈페이지 소통창구인 광주ON(온)을 통해 진행한 결과, 전시 사업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80% 가까이 동의했으며, 전시 장소로 거론된 서구 치평동 ‘5·18자유공원 내 영창’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이 많았다. 하지만 설문에 정책 참여단 2만6천553명 중 14% 정도만 참여, 타당성 논란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광주시는 지난 6월 경기도 양평군 소재 한 군부대에서 헬기 1대·전차 1대·장갑차 3대를 가져와 5·18교육관 뒤편에 임시 보관해오고 있다. 5·18 출동 기종 장비 이전 전시사업임에도 지역사회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설명회가 끝난 뒤 광주시는 전시안을 확정하려 했으나 주민 의견을 검토한 뒤 최종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한발 물러난 상황이다. 앞서 시의회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민주인권평화국 예산 심사에서 정다은 의원은 2차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며 유공자와 전문가, 시민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단서 조항을 두고 전액 삭감된 예산이 부활했다는 점에서 설명회를 ‘요식 행위’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재차 묻게 된다. 시민들은 5·18 때 광주에 투입됐던 동일 모델의 헬기와 전차, 장갑차 등이 도심에 등장해 놀랐다. 또 수개월째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다. 끔찍한 참상이 자꾸 떠올라 두렵기만 하다.

40여년이 지났어도 5·18은 치유되지 않았다. 무고한 희생을 부른 살상 무기들은 트라우마를 자극하고도 남는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본다. 군부대가 폐기 처분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에 따른 조치였다고 했지만 사전에 충분히 이해를 구해야 했다. 광주시는 시민사회의 동의부터 얻어야 한다. 그리고 최적의 보관 장소를 마련해야 한다. 도심에 더 방치돼선 안 된다. 하루빨리 전시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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