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리스크’ 호남 민심 격랑 속으로…

●총선 D-6개월 광주·전남 표심 진단
친명·비명 갈등 고조…심리적 분당 상황
“민주당, 눈앞에 닥친 죽음의 위기 몰라”

김진수 기자
2023년 09월 26일(화) 21:5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4월10일 실시되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6개월 여 앞두고 ‘이재명 리스크’로 인해 민주당을 지키고, 키워온 광주·전남 민심이 대혼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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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가결 이후 민주당은 당내 친명·비명간 갈등이 가팔라지면서 이미 심리적 분당 상황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내홍이 격화하면서 호남 유권자들은 누구의 말이 맞는지 잘 알 수 없는 혼란을 목도하고 있다. 정치인들 싸움에 평범한 지역민들까지 말려드는 유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 대표 강성 지지층들은 호남이 그동안 공들여 키워 온 다수의 정치인들에게 ‘배신자’란 낙인을 찍어 솎아 내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호남 정치인들을 살리거나 죽이거나, 혹은 키우거나 하는 문제는 호남 유권자들의 몫이다. 서울 등 타 지역에 있는 ‘개딸’들이 좌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재명을 살리기 위해 호남 정치인은 죽여도 된다는 논리는 대체 어디서 왔나.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주당의 언어는 더욱 거칠어졌다. 당장이라도 상대방의 숨통을 끊어버릴 태세다. 동지는 간 데 없고 누더기 깃발만 나부끼는 형국이다.

민주당의 현재 모습은 여당 대표의 발언에서도 읽을 수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지난 25일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주당이 보여준 행태는 실로 참담하다”며 “배신, 가결 표 색출, 피의 복수 같은 소름 끼치는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살인 암시 글까지 등장했다”고 비판했다.

친명계 조직들은 “선장을 적진에 팔아먹고 기울어가는 배에 앉아 밥그릇 챙기기에 바쁜 모든 반민주·반개혁 세력과 싸울 것”이라는 전투 의욕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들이 언급한 ‘선장을 적진에 팔아먹고 기울어가는 배에 앉아 밥그릇 챙기기 바쁜 세력’은 작게는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이지만 크게는 반명·비명, 심지어 중도까지 포괄한다. 이재명을 따르지 않으면 모두 적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체포동의안에 반대했음을 입증하는 사진을 올리거나, 이재명과 함께 싸우겠다는 충성 약속을 SNS에 올리는 정치인들도 늘어났다. 강성 지지층의 패악질이 두려워 비밀투표란 민주주의의 기본도, 국회의원의 품격도 내려놓는다.

민주당 내홍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건, 기각되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와 관련,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구속영장 기각 시) 당내에서는 어쨌든 친정 체제가 무척 강화될 것”이라며 “만약에 발부가 되면 공언한 바와 같이 ‘옥중 공천하겠다, 물러날 리 없다, 꿈 깨라’라는 기류가 하나 있고, ‘지도부 총사퇴해라’라는 주장이 정면 충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재명 리스크에 대한) 시각차가 워낙 커 앞으로도 민주당 내홍이 극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민주당이 ‘이재명 리스크’라는 늪 속에 빠져 눈앞에 닥친 죽음의 위기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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