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의 굴레 쓴 정치권 엄중한 추석 민심 되새기길

2023년 10월 04일(수) 19:55

추석 황금연휴가 끝났다. 국민들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코로나19 엔데믹 후 처음 맞는 명절로 평소 자주 보지 못했던 가족과 따뜻한 정을 나누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다시 만난 뒤 다시 헤어지려니, 배웅하는 발길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광주송정역과 광천터미널, 공항 및 자가용 등을 이용해 광주를 방문한 귀성객은 전체 인구에 버금가는 139만여명 규모에 달했으며, 대형사고 없이 대체로 평온했다.

지역민들은 명절 기간 그동안 지치고 힘든 마음을 치유했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내내 화기애애했다. 긴 연휴를 활용해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반면 무능한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산적한 민생 현안에는 아랑곳 않고 극심한 정쟁에만 몰두하는 탓이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는 단합과 재정비를,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에는 경제 회복을 위한 협치를 요청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추석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 법원의 구속 영장 기각 이후 정국은 갈수록 어지럽기만 하다. 여야 간 극한의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지금까지 이렇게 어려웠던 일이 없었다며 이미 휘어진 허리는 부러지기 일보직전이라고 분노한다. 서민들은 더욱 가파르게 오르는 천정부지 물가에 당장 먹고 살기 힘든 현실을 호소하고 있다.

정치가 본래의 가능을 잃어버렸다.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네탓 공방으로 실망감을 키우고 있다. 여당의 역할, 야당의 역할이 실종됐다. 호남에서 독점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질타는 더 매섭다. 내부적으로 체포안을 둘러싼 소란을 조기에 수습해야 한다. 가결의원 색출과 처벌에 대한 움직임을 멈추고 민생을 돌아봐야 한다는 엄중한 명령이다.

모처럼 휴식다운 휴식을 느끼게 한 명절이었다. 정치권은 호되게 질책을 받았다. 국민들의 고단한 삶을 보살펴야 한다. 말로만 끝나선 안 된다. 심판 받는다. 대한민국을 망치는 정쟁을 당장에 그만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