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농촌 꿈꾸는 청년농업인]고세훈 고흥 비타민 농장 대표 ‘비타민 듬뿍’ 아열대 과일 백향과 ‘주렁주렁’ 온실·포트로 섬세한 관리…연 2번 수확 단기간 재배 장점 직거래 등 판매…“젤리 등 가공품 늘리고 체험장 운영도” 김현지 기자

2023년 10월 04일(수) 20:08

고세훈 비타민 농장 대표가 백향과를 보여주며 재배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현지 기자

고흥군 도덕면에 위치한 비타민 농장.

비타민이 풍부한 작물을 키우는 데서 착안해 이름 붙인 농장에서는 비타민이 풍부한 백향과가 자라고 있다.

고세훈(40) 비타민 농장 대표는 고흥군 도덕면에 있는 약 2천644㎡(800평) 규모의 하우스에서 백향과를 재배하고 있다.

고 대표가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백향과라는 과일을 키우게 된 계기는 본격적인 귀농을 하기 전 준비과정에서였다.

지난 2018년 전남도 농업기술원에서 아열대 과수에 대한 교육을 받고 난 뒤 레몬과 백향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레몬의 경우 정식 후 3년 정도를 키워야 첫 수확을 할 수 있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됐다.

그때 눈을 돌리게 된 것이 백향과였다.

보통 과일은 최소 2-3년 정도 지나 수확을 할 수 있는 반면에 백향과는 과일임에도 첫 해에 바로 수확을 할 수 있어 2019년부터 재배를 시작했다.

첫 농사인 만큼 최선을 다했고 잘 자라 뿌듯함도 느꼈지만 한파로 절반 이상의 백향과가 피해를 입게 되는 등 시행착오도 겪었다.

이후 온도 관리 등 환경에 더욱 신경쓰기 위해 남은 백향과들을 다른 비닐하우스로 옮겨 재정비해 다시 재배에 돌입했으며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농사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고 대표의 농장에서는 백향과를 여름(7-8월)과 겨울(12월말-2월)에 1년에 2번 수확하고 있다.

가장 신경쓰는 점은 역시 온도다. 아열대 식물인 만큼 온도에 민감해 난방에 신경을 쓰고 있다. 적정 생육온도인 24-26℃를 가장 좋아하고 30℃가 넘어가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고 대표는 “백향과를 온실에서 포트 재배(화분 재배) 하고 있다”며 “타 농장과의 차이점은 양액비료를 사용해 작물에 필요한 영앙분을 좀 더 세분화해서 공급, 튼튼하게 자라게 하고 있으며 고흥의 좋은 일조량 덕인지 당도가 16브릭스 이상 나온다”고 설명했다.

재배된 백향과들은 공판장에 출하되거나 스마트 스토어 등 인터넷을 통해 직거래 되고 있다.

또 오랫동안 보관하기 어려운 열매의 특성상 보관을 용이하게 하고 소비자들이 손쉽게 먹을 수 있도록 가공품을 만들고 있다.

수제청, 식초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젤리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재료들로 연구 중이다.

고 대표는 “백향과의 대중화가 덜 되다보니 아직은 많이 찾지 않는 데다 수입 물량이 많아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편”이라며 “하지만 잘 익어서 나온 국내산 백향과는 배송 거리가 짧은 만큼 신선하고 맛이 좋아 국내산을 먹어본 소비자들은 다시 찾고 주위에 소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등의 카페에서 ‘패션후르츠 에이드’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조금씩 알려지고 있어 편리하게 백향과를 접할 수 있는 여러 가공품을 만들어 백향과를 더 널리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밖에도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백향과 청 만들기, 백향과 수확 등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고 대표의 향후 계획은 안정적인 농장 운영을 통해 농장을 확장하고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다.

고 대표는 “현재 샤인머스캣·쪽파 등도 재배 중이고 연구용으로 키우고 있는 레몬도 차차 재배하고 싶다”며 “국내산 백향과를 활용한 가공품 제조에 박차를 가하고 체험장 운영 활성화에도 꾸준히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