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자리서 펼쳐 보이는 푸른 물결의 향연 강운 ‘구름과 물, 동시적 관조’展…20일까지 강진아트홀 상호순환적 자연의 흐름 담아낸 116점 회화 작품 선봬 최명진 기자

2023년 10월 04일(수) 20:08

강진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는 강운 개인전 ‘구름과 물, 동시적 관조’ 전경

넓다란 전시장 가운데 벽면이 푸른색의 회화 연작들로 채워져 있다.

이들은 하나의 물결처럼, 하나의 구름처럼 연결돼 어디론가 유영해간다.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림 각자가 지닌 신비로운 물의 세계가 펼쳐진다.

자연의 순환을 사유하며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동시적으로 관조하는 작품세계가 펼쳐진다.

강운 작가의 개인전 ‘구름과 물, 동시적 관조’가 오는 20일까지 강진아트홀(강진군 강진읍 영랑로1길 9)에서 열린다.

‘2023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구름과 물을 통해 자연의 순환을 나타내는 회화 작품 116점을 선보인다.

전시작들은 201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물 위를 긋다’ 연작과 ‘공기와 꿈’ 연작이다. 작가의 구도적(求道的) 작품세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작업들이다.

작은 종이 위 순간적이고 유희적인 일획으로 그린 ‘물 위를 긋다’와 수많은 한지 조각들을 이용해 노동집약적으로 구름을 표현한 ‘공기와 꿈’은 서로 다른 성격의 작업이다. 이 두 연작은 이번 전시를 통해 상호 보완적이고 공통점을 지닌 작품들로 새롭게 제시된다.

‘물 위를 긋다’에 표현된 이미지가 하나의 물방울을 확대해 보여주는 것이라면, ‘공기와 꿈’에 등장하는 구름은 미세한 물방울들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두 작업에 등장하는 구름과 물방울은 보여지는 형태만 다를 뿐 ‘수분(水分)’이라는 속성으로 연결돼 있음을 나타낸다.

전시장에는 왼쪽부터 구름-물방울-구름-물방울 순서로 작품들이 배치돼 있다. 이는 구름이 물이 되고 물이 다시 구름이 되는 자연의 끝없는 순환을 암시한다.

그 중에서도 많은 물방울 회화가 모여 하나의 커다란 구름 형상을 이루고 있는 설치작품 ‘동시성’이 눈길을 끈다.

전시를 기획한 백종옥 미술생태연구소장은 “두 연작을 ‘물방울’이라는 미시적 세계와 ‘구름’이라는 거시적 세계를 동시에 관조하는 작업이자 자연처럼 상호순환적인 작업으로 해석해 그에 알맞은 새로운 전시 형태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강운 작가는 “고향 강진의 자연을 보며 자라고 감수성도 키운 만큼 제 작업의 탯자리인 강진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며 “이와 함께 이번 전시가 문화예술 콘텐츠를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으려는 강진 지역 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운 작가는 서울과 광주를 비롯해 일본, 파리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