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에 청소년 자율공간이 필요하다 / 김성훈 |
| 2023년 10월 05일(목) 19: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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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학업 후 스트레스를 풀고 정작 편하게 놀만한 청소년 공간은 정책 후순위로 밀려났다.
광주에서는 2013년 청소년단체, 교사단체, 학부모단체등이 모여 2013년 어린이·청소년친화도시 운동이 시작되면서 첫 번째 변화가 있었다. 10대를 위한 ‘전용 공간과 시민으로서 참여기회를 확대하라’는 시민의 요구를 민선6기 윤장현 광주시장이 역대 시장 중 처음으로 청소년공약을 받아들였다. 임기 동안 5개의 청소년문화의집을 시립시설로 설치했고, 청소년카페를 5개 자치구에 2곳씩 운영했다. 또한 전국 최초 직접선거 방식으로 어린이·청소년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등 광주가 광주답게 10대 시민에게 민주 성지의 자부심을 느끼게 할 수 있었다.
팬데믹 이후 청소년 전용시설에도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많은 수가 모여하는 프로그램 중심의 단체 수련활동 보다는 친구들과 만나 편하게 놀고 쉴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원하고 있다. 학교나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수련관, 문화의집 보다는 학원가기 전, 집에 돌아가기 전에 짬을 내서 드나들 수 있는 가까운 자신들의 공간을 필요로 한다.
청소년활동진흥법 제11조에 따르면 청소년문화의집은 동마다 1개소 이상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동마다 청소년문화의집 1개소 건립시 부지매입비 등 규모에 따라 최소 30억원에서 70억원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지방재정여건을 감안 할 경우 대폭 확대 추진하기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마을단위에서 비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효율적인 공간 확충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이런 청소년 휴식공간은 해외와 국내 사례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미국이나 독일 등 청소년시설은 커뮤니티센터나 청소년센터로 마을단위의 소규모 전용공간 모습을 갖고 접근성이 높은 장소에 청소년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의 정책 사례이다.
국내 타 지자체에서도 시책사업으로 추진되는 사례가 있다.
청소년자유공간으로 수원시에서 학교 및 주민센터 유휴공간을 활용한 청소년 자유공간 ‘청개구리연못’이 2016년부터 연차적으로 6곳이 설치됐다. 서울 영등포구에도 MZ세대에게 핫한 청소년자율문화공간을 1호점 라라랜드에서 5호점 대림플레이 까지 반응이 너무 좋아서 당산동에 당산하이 6호점까지 늘렸다.
경기도 군포시는 청소년아지트 공간으로 청소년전용까페 틴(Teen)터 4곳을 설치해 8세 이상 24세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세종시도 최근 청소년 자율공간을 2곳 설치했고, 앞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청소년 자유공간은 학교와 학원, 공부에 지친 아이들이 잠깐이라도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이다.
해외나 서울, 수원 등 타지자체 사례에서 보듯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 법정시설보다 규모는 작지만 청소년이 선호하는 다양한 공간을 마련해 접근성을 높이고, 프로그램 공급 중심이 아닌 청소년이 주체가 돼 다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휴식과 커뮤니티 청소년자율공간이 필요하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생활권 청소년 자율공간 조성 및 문화권 강화’ 공약을 제시했다. 유휴공간을 활용 청소년 자율공간 10개소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해 주목된다.
기초지자체가 공공시설, 학교, 민간시설등 100㎡이상 규모의 공간을 제공할 경우, 3억7천만원 시설비와 매년 3천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한다.
2023년 첫 청소년자율공간 공모사업에 광산구와 북구 2곳이 선정되었다. 2024년 4개소, 2025년 4개소를 연차적으로 설치 예정이다.
청소년들이 정말 나는 이게 필요한데 우리 사회는 왜 이런 것들을 아직까지 제공을 해주지 못 할까? 분명, 청소년자율공간은 정부지원과 법적 근거가 약한 점도 있다.
경쟁에 지치고 행복을 미래에 저당잡힌 10대 청소년들, 그래서 연애, 결혼, 출산도 포기한 20, 30대 청년들은 대한민국의 현실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하고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청소년들만의 아지트는 단순한 공간을 넘어 우리사회가 지향하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소중한 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