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억대 불법 도박자금 세탁 ‘MZ 조폭’ 일망타진 광주경찰, 1년여간 수사…총책 등 62명 검거 12명 구속 수익금 5억 추산…“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조직 수사 확대” 안재영 기자

2023년 10월 05일(목) 20:36

광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최근 수백억원대의 불법 도박 사이트 범죄 수익금을 세탁해 준 대가로 억대의 수수료를 챙긴 조폭 일당을 검거했다. 사진은 이들이 범죄에 이용한 휴대폰 등 압수한 증거품.

수백억원대의 불법 도박 사이트 범죄 수익금을 세탁해 준 대가로 억대의 수수료를 챙긴 ‘MZ세대 조직폭력배’가 무더기로 검거됐다.

5일 광주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최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총책 A(24)씨 등 62명을 검찰에 송치하는 것으로 1년여간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 중 일명 ‘MZ 조폭’으로 불리는 A씨와 모집책 등 12명은 범죄단체 조직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A씨 등은 지난해 5월께부터 약 5개월 동안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자들로부터 받은 360억원대의 불법 자금을 합법적인 돈으로 ‘세탁’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총 116개의 계좌를 사용, 범죄 조직으로부터 돈을 받고 다시 이체하며 1-3% 상당을 수수료로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수법으로 A씨 등이 올린 범죄 수익금은 5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A씨 등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자 돈 세탁용 대포 계좌의 경우 한 차례씩만 이용했고 불법 도박 일당과 연락할 땐 보안이 강화된 익명 메신저를 활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또 세탁 규모가 커지자 총책, 중간 관리책, 모집책, 재이체 심부름꾼으로 역할을 나누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여기에 메신저 내 광고로 인터넷 계좌와 OTP, 개인정보 제공자를 모집했으며 범죄에 필요한 계좌와 휴대전화를 추가로 개설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A씨 일당의 사무실이 광주 서구 소재에 있다는 익명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 1년여간의 추적 끝에 지난달 말 총책 A씨를 붙잡았다.

수사 동안 경찰이 압수한 증거품은 범죄 이용 계좌 116개, 휴대폰 97대, PC 3대에 달하며 앞서 검거된 이들 중 일부는 재판에서 실형과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이들에게 자금 세탁을 의뢰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광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계속 강화하겠다”며 “특히 조직폭력배 개입 범죄는 더욱 철저하게 수사해 처벌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