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금…금…, 광주·전남 태극전사들 항저우 빛냈다 ‘아시아인 스포츠 대축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 근대5종 전웅태 대회 첫 2관왕·양궁 최미선·안산 단체전 金합작 광주시청 김국영·고승환 뛴 남자 400m 계주 37년만에 값진 메달 배드민턴 안세영 부상 투혼 2관왕…사이클 신동인·나아름 ‘銀輪’ 박희중 기자

2023년 10월 09일(월) 19:42

‘아시아인 스포츠 대축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지난 8일 대회 주경기장인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스타디움에서 폐막식을 갖고 16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39개 종목에 선수단 1천140명이 참가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를 획득해 종합 3위를 차지했다. 펜싱(6개), 양궁(4개), 태권도(5개)가 금메달 획득에 앞장선 가운데 5년 전 노메달이었던 배드민턴이 2개를 따내며 위상을 회복했고,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9개로 종합 2위를 달성한 수영 경영은 국제경쟁력을 입증하며 새로운 메달박스로 떠올랐다. 광주·전남 스타들도 고른 종목에서 선전을 펼치며 한국선수단 종합 3위에 당당한 주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항저우를 빛낸 광주·전남선수들의 활약을 되돌아본다. <편집자 주>

광주의 금빛 포문은 남자 근대5종 간판 전웅태가 터뜨렸다.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로 한국 근대5종의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전웅태(광주시청)는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뒤 이지훈, 정진화(이상 LH)와 단체전 1위도 합작해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수영에서는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화정남초-전남중-광주체고를 나온 지유찬이 남자 자유형 50ｍ에서 21초72의 기록으로 한국 선수로는 21년 만에 금메달을 수확했다. 예선에서 21초84로 대회 기록(종전 21초94)과 한국 기록(종전 22초16)을 모두 경신하며 1위에 오른 지유찬은 결승에서 기록은 더 단축하며 한국 수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50ｍ에서 우승한 건 2002년 부산 대회 김민석(공동 1위) 이후 21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다이빙에서는 이재경(광주시체육회)이 3m 스프링보드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펜싱 에페팀 맏언니 강영미(서구청)도 단체전에서 최인정(계룡시청), 송세라(부산시청), 이혜인(강원도청)과 팀을 이뤄 결승서 난적 홍콩을 꺾고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21년만이자 통산 두 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태권도 ‘깜짝 금메달’ 주인공인 박혜진도 광주 출신이다.

조선대를 졸업하고 고양시청에서 뛰고 있는 박혜진은 여자 53㎏급 결승전에서 대만의 린웨이춘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육상에서도 빛나는 기록이 나왔다.

한국 육상 간판스타 김국영(광주시청)과 올해 광주시청에 입단한 고승환이 이정태(안양시청), 이재성(한국체대)과 팀을 이뤄 남자 400m 계주에서 38초74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3위에 올랐다.

아시안게임 남자 400ｍ 계주에서 한국이 메달을 딴 건 37년 만이다.

한국의 이날 기록 38초74는 2014년 오경수, 조규원, 김국영, 여호수아가 작성한 38초74와 같은 한국타이기록이다.

한국 육상 남자 400ｍ 계주팀은 성낙균, 장재근, 김종일, 심덕섭이 이어 달린 1986년 서울 대회에서 3위를 하며 이 종목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손에 넣었다.

2010년부터 4회 연속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세계선수권 5회, 올림픽 1회 등 굵직한 국제 대회에 모두 나선 김국영은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첫 메달을 따내는 감동을 선사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3회 연속 배출하며 양궁 메카로 자리 잡은 광주양궁은 이번 대회에서도 ‘금빛 과녁’을 명중시켰다.

2021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광주여대)과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최미선(광주은행)이 나선 여자양궁은 단체전에서 임시현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 아시안게임 단체전 7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개인전에 나선 안산은 팀 후배 임시현과의 맞대결에서 패해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전남소속 선수들의 활약도 빛났다.

배드민턴에서 정나은(화순군청)이 나주 출생 안세영(삼성생명)과 여자 단체전에서 강호 중국을 꺾고 29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사이클 여자 단체 스프린터에서 김하은(나주시청)이 황현서(대구시청), 조선영(상주시청)과 50초012의 기록으로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세운 중국(46초376)에 이어 은메달을 합작했고, 신동인(강진군청)은 김유로(한국국토정보공사)와 팀을 이뤄 사이클 트랙 남자 매디슨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신동인은 사실상 은퇴무대였던 이번 대회트랙 단체전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나주 출신 나아름(삼양사)은 여자 개인도로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나아름은 중국의 양첸위와 초 단위까지 같지만 결승선을 두 번째로 통과해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2014년 인천 대회 도로독주 우승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5개를 딴 나아름은 이번 대회에서 트랙 여자 단체 추발·매디슨, 도로독주까지 4개 종목에 출전해 개인도로, 매디슨에서 은, 동메달을 하나씩 챙겼다.

우슈에 출전한 김민수(전남도청)는 산타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메달이 유력했던 서희주(전남우슈협회)는 투로 여자 검술·창술에서 3위에 0.003점차 뒤져 4위를 차지했다.

사격에서는 이계림(담양군청)이 여자 50m 소총 3자세 단체전에서 이은서(서산시청), 배상희(국군체육부대)와 동메달을 합작했다. 한국은 2002년 부산부터 2014년 인천 대회까지 4개 대회 연속 중국에 이어 은메달을 따내다가 9년 만에 다시 열린 이번 대회에선 동메달을 획득했다.

최세빈은 윤지수, 홍하은(이상 서울시청), 전은혜(인천 중구청)와 함께 출전한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 준결승에서 일본에 져 동메달을 따냈고, 스쿼시에 출전한 양연수(전남도청)도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대회 폐막 하루 전 배드민턴 안세영(삼성생명)의 투혼은 전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여자 배드민턴은 단체전에서 5전 6기 끝에 중국을 꺾고 29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그 선봉에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있었다.

첫 주자로 나선 안세영(삼성생명)이 천위페이(세계 3위)를 2-0으로 완파하며 기선을 제압, 세트 스코어 3대0 완승을 이끌었다.

여자 단식 결승에서 천위페이를 다시 만난 안세영은 1세트에서 부상 악재를 맞았다. 무릎 통증으로 한동안 일어서지 못한 안세영은 잠시 메디컬 타임을 요청하고 간단한 의료 처치를 받았다.

어렵사리 일어난 안세영은 통증을 이겨내며 1세트를 지켜냈다.

부상으로 2세트를 내준 안세영은 3세트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투혼을 발휘했다.

휴식 시간 아이싱치료까지 받으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친 안세영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2관왕에 오르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박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