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저위험권총’ 예산 86억 배정 안전성 규격 없어 실제 구입 여부 ‘미지수’ 김진수 기자

2023년 10월 09일(월) 20:19

경찰청이 흉악범죄 대응을 위해 일선 경찰관에게 저위험권총 지급 방침을 세우고 올해 13억5천만원, 내년에는 6배 증액된 86억원을 배정했으나 안전성 규격이 없어 애초 구매가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국회의원(광주 북을)이 9일 ‘경찰장비관리규칙’ 등을 분석한 결과, 경찰청은 저위험권총을 일선 치안 현장에 보급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안전성 검증 규격 등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도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해부터 표준검사 규정·기준과 안정성 검증 규격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표준 규격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청이 이처럼 구매가 불가능한 데도 예산을 대폭 증액 편성한 것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묻지마 범죄’에 대한 저위험권총 보급 발언 후 진행된 일이란 점에서 대통령의 지시면 전후 사정 따지지 않고 국민을 대상으로 실험하겠다는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표준검사 규정·기준과 안전성 검증 규격이 신속히 마련돼야 한다”며 “국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비 도입으로 국민안전의 위해가 되는 일이 없어야 된다”고 강조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