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역외유출 급증, 지방 의료 붕괴 방치할텐가

2023년 10월 10일(화) 20:23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아산병원을 포함한 5개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지방 환자가 10년 새 40% 이상 급증했다. 비용은 140%로 대폭 늘었다. 이같은 쏠림은 교통망 확충으로 인한 접근성 강화와 의료 격차 때문이다. 고속철도 개통으로 지역 환자의 유출이 심각한 상황인 반면 수도권은 과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중소도시에도 거점 대학병원을 지원·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국립대병원이 소재한 광역시보다는 도시와 농어촌에서 더 많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암을 포함한 중증질환이 대다수였다. 특히 전남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 조차 없다. 하루빨리 의대를 신설하고 충분한 병상을 보유한 부속병원도 건립돼야 하겠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목포)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 중 ‘빅5’ 병원에서 진료받은 인원은 2013년 50만245명에서 2022년 71만3천284명으로 42.5%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광주시민은 3만1천78명, 전남도민은 5만6천861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충남(9만5천921명)이 최다였다. 환자의 의료비 총액은 2013년 9천103억에서 2022년 2조1천82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광주·전남에서 10만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서울로 진료를 떠나고 있지만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전남이 치러야 할 대가는 상당하다. 섬과 산이 산재하고 있는 만큼 그 비용은 눈덩이로 불어나고 있다. 결국 지방소멸을 더욱 가속화하는 촉매로 작용할 것이다. 원정 진료에 따라 허투루 낭비되는 돈과 시간이 엄청나다.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지역의 의료 인프라 확충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척도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기본권인 건강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국가 불균형의 대표 사례 아닌가.의료 취약지 전남에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을 둬야 한다. 정부는 어디서든 살기좋은 지방을 만들겠다고 한다. 듣기 좋은 빈말에 그쳐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