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로 망신 산 정부, 뒷수습도 ‘엉망’ 숙박비 등 35억 사용…행안부, 교육부에 정산책임 넘겨 서동용 의원 “예측 불가능한 예산 수요는 예비비 타당” 김진수 기자

2023년 10월 11일(수) 17:40

잼버리 파행 운영으로 전 세계의 망신을 샀던 정부가 잼버리 뒷수습 비용도 무책임하고 허술하게 관계 부처에 떠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따르면 잼버리 비상대피 당시 전국 53개 대학에서 기숙사 등을 임시숙소로 제공했고 식비, 간식비, 생필품비뿐만 아니라 청소비, 인건비(통역비), 관리비 등 비용으로 총 49억9천300만원 가량을 사용했다.

행정안전부는 잼버리 대원 비상대피에 사용된 대학 숙소비 등을 지자체 예비비로 보전하겠다고 했지만, 돌연 계획을 변경해 “9월7일을 기점으로 지자체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한 대학은 교육부가 전액 지원한다”고 지자체와 교육부에 통보했다.

53개 대학 중 지난달 7일까지 지자체로부터 전액 정산을 완료한 대학은 9개 대학(17%)에 불과했고, 그 때까지 한 푼도 못 받거나 덜 받은 대학들이 받을 돈 34억5천여만원은 교육부가 고스란히 떠안았다.

문제는 교육부가 대학 숙박비 지급을 위해 ‘잼버리 비상 대피 긴급 지원 사업’이라는 신규 사업을 신설해 잼버리와 아무 관련 없는 ‘고교 취업 연계 장려금 지원사업’ 예산에서 전액을 끌어다 쓴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잼버리 사태처럼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수요는 예비비를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며, 교육부 예산에서 이·전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당초 행안부는 비상대피 실시 당시 공문을 통해 지자체 예비비 사용 가능 범위 등 잼버리 관련 지자체 지원 내용을 안내했고, 8월12일에는 2차 공문을 통해 공식 잼버리 기간 이후 잔류하는 대원들까지도 예비비로 숙소, 식사, 체험활동 등을 지원할 것을 안내하는 등 지자체 예비비를 통해 각 대학에 신속하게 정산을 해줄 것처럼 안내해 왔다.

대학들 또한 하루빨리 정산받기 위해 지자체 담당자와 소통하며 서류 준비까지 마쳤는데, 갑작스러운 계획 변경으로 이번엔 교육부로부터 돈을 받기 위해 서류를 다시 준비하는 등 큰 혼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용 의원은 “잼버리 파행을 막기 위해 대학을 동원한 것도 모자라 그 뒷수습을 우리 아이들의 교육 예산으로 처리했다”며 “특히 고교 취업 연계 장려금 지원사업은 직업계고 학생들의 현장 실습 지원금과 취업연계 장려금 예산인데, 이것으로 잼버리 대원들의 숙식과 심지어 대회가 끝나고 머무른 비용까지 대준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