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아픔 공유…‘평화’, 오늘과 눈 맞추다 광주민족미술인협회 ‘민주·인권·평화-정전협정 70주년 특별전’…17일까지 은암미술관 최명진 기자

2023년 10월 11일(수) 19:43

김병택作 ‘Memento mori’

노주일作 ‘반토막 나라의 꿈’

김화순作 ‘생명평화의 바람이 불어’

올해는 한반도가 1953년 7월 휴전협정 체결 이후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1972년 자주·평화·민족 대단결을 위한 ‘7·4 남북공동성명’과 2000년 ‘6·15 공동선언’을 통해 한때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지만, 아직 평화로 가는 길은 묘연하다.

이런 가운데 민주·인권·평화의 시선으로 전쟁과 분단, 한반도의 평화 등을 주제로 한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오는 17일까지 은암미술관에서 열리는 민주·인권·평화-정전협정 70주년 특별전이다. ㈔광주민족미술인협회가 주최, 주관하고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 은암미술관, 부산 민주공원이 후원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광주와 부산 15명 작가들이 함께 해 부마항쟁과 5·18민중항쟁의 시대적 아픔을 공유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커다란 스텔스기가 관객을 압도한다. 최재덕 작가의 ‘예감-그림자’ 일부이다. 스텔스기가 할퀴고 간 땅에는 어린아이와 파편들이 널브러져 있다.

이와 함께 제노사이드에 집중한 작품으로 여상희 작가의 ‘망자의 이야기’, ‘잔인한 기다림’, 김경화 작가의 ‘무명옷을 입은 사람들’, 전승일 작가의 ‘금정굴 이야기’, 함평 양민 학살을 기록한 박화연 작가의 ‘항해’가 전시되고 있다.

또한 분단의 아픔과 한반도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작품도 선보인다. 이동근 작가의 ‘마주 보는 땅’, 최대주 작가의 ‘평화와 공존’, 이상호 작가의 ‘통일열차 타고 베를린까지’, 노주일 작가의 ‘반 토막 나라의 꿈’ 등이다.

현대사를 횡단해 평화를 이야기하는 작품으로는 정만영 작가의 ‘시간은 흐르고 깃발만 남는다’, 김화순 작가의 ‘생명평화의 바람이 불어’, 박성완 작가의 ‘광주촛불 × 더 탐사’, ‘이태원 진실 버스 광주’, 김병택 작가의 ‘Memento mori’ 등 작품들이 관객들과 만난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는 두 소설가가 함께한다. 부산 정재운 소설가의 ‘어떤 마중’과 광주 이화경 소설가의 ‘곤죽 위에 글을 쓰다’는 글과 인간과 전쟁 사이 이야기를 소설가의 시선에서 보여준다.

김병택 광주민족미술인협회 공동대표는 “이번 전시가 정전협정 70주년의 의미를 평화의 예술정신으로 승화시키고 나아가 민주·인권·평화에 대한 공감과 지속적인 교류의 계기가 될 것이다”며 “예술인들의 연대가 한반도 평화와 생명평화 세상으로의 변화를 한발 더 앞당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