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요금 이중수납, 다시 사과한 광주상수도본부

2023년 10월 12일(목) 19:50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가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는 8월 사용분(9월말 납기분) 요금 자동이체에서 이중수납이 발생했다. 올해 2월 덕남정수장 수돗물 단수와 유출 이후 재차 사과로, 시민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수도요금이 지난 4일 정상 출금됐으나 착오로 인해 10일 재차 출금된 것으로 상수도본부는 파악하고 있다. 월말 또는 20일 납기일 중 월말 납기를 선택하고 자동이체를 신청한 수용가에서 이중수납이 이뤄졌다고 한다. 금융결제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모두 4만1천500건에 57억1천2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상수도본부는 정확히 파악되는 대로 신속하게 해당 사실을 안내하고, 은행의 협조를 얻어 전체 환불 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불편을 겪은 주민들께 진심으로 사과하며 업무 매뉴얼과 시스템을 정비해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는 덕남정수장 사고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통합유출밸브 고장으로 서구·남구·광산구 일원 3만8천여 세대의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으며, 5만7천여 t이 유출됐다. 이로써 징수하지 못한 요금과 피해 보상금 등 1억2천700만여원의 소중한 예산이 쓰였다. 광주시감사위원회는 관리 소홀과 안전서류 허위 작성 등 15건의 위법·부당한 사항을 적발하고 37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상수도본부는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상수도 혁신 과제 등을 내놨다. 정책과 현장의 문제점을 재점검해 안전하고 깨끗한 물 공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지만 공염불이었다.

시민들은 불안하다. 잊을 만 하면 사고가 터지고 있다. 상수도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부분으로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평범한 일상이 흔들리게 된다. 반복되는 누수도 철저 예방해야 하나, 행정적인 실수, 착오라 해도 절대 용납될 리 없는 것이다. 총체적 부실이라고 강하게 질책받았던 상수도본부다. 이참에도 고개만 숙이고 넘어가려 한다면 오산이다. 단순히 환불 처리로 마무리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