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닫힌 지갑 열자…가성비 제품 ‘인기’ 원유값 인상 이후 저렴한 편의점 PB 우유 매출 급증 롯데마트 반값 청바지 출시…이커머스 초저가몰 오픈 양시원 기자

2023년 10월 12일(목) 20:14

생활 전반에 걸쳐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매출 증대를 위해 유통업계와 이커머스업계가 가격부담을 낮춘 가성비 제품과 초저가샵 오픈 등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에서 한정 판매하는 SPA 브랜드 청바지의 평균 판매가 대비 50%가량 저렴한 ‘스판 청바지’를 둘러보는 고객의 모습. <롯데마트 제공>

고공행진하고 있는 물가 속 실속을 챙긴 가성비 제품들의 매출이 급신장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와 이커머스업계에서도 지갑사정이 여의치 않은 고객들을 겨냥해 가격 부담을 낮춘 제품을 출시하고 초저가샵을 오픈하는 등 매출 증대를 위해 속속히 변화에 나서고 있다.

12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이달 1-9 일 CU의 자체브랜드(PB) 우유 매출은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48.8% 늘었다.

같은 기간 기성 브랜드(NB) 우유 매출이 1.9%, 우유 제품 전체 매출이 5.0% 증가한 데 대비해 PB로의 수요가 두드러진 것이다. 흰 우유 카테고리에서 CU의 PB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달 4.6%에서 이달 8.2%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GS25에서도 흰 우유 기준 PB 제품 매출이 41% 늘어 전체 우유 매출 증가(5.3%)를 견인했다.

이는 생활 전반에 걸쳐 고물가 현상이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우윳값마저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달 1일부로 원유 가격이 리터(ℓ)당 88원(8.8%) 인상되면서 주요 우유 제조사들이 제품 가격을 일제히 4-9% 올렸다.

원가 상승 압박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편의점들은 PB 제품 가격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흰 우유 PB 제품(900㎖-1ℓ 기준) 가격은 2천원대 중반으로 기성 제품 대비 20% 이상 저렴하다.

롯데마트는 이날 고물가 추세에 맞춰 SPA 브랜드 청바지의 평균 판매가 대비 50%가량 저렴한 반값 청바지를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스판 청바지’를 롯데마트 전국 40개점에서 1만5천장 한정 1만9천800원에 판매한다. 해당 상품은 롯데마트 패션팀이 의류 기업 ㈜동광인터내셔날과 협업해 단독으로 기획한 상품이다.

롯데마트가 이같은 가성비 제품을 출시한 배경에는 올해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외식 물가 뿐만 아니라 의류 물가도 크게 상승한 데서 찾을 수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청바지와 티셔츠 물가는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고물가 속 중저가 SPA 브랜드 의류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롯데마트는 지난 2월부터 ‘탑텐’, ‘유니클로’, ‘ABC마트’ 등 20개의 SPA 브랜드 신규 입점을 진행, 올해 누계 기준 의류 매출은 전년대비 20% 신장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커머스 업계도 닫힌 지갑을 열기 위해 가격 부담을 크게 덜어낸 초저가샵 오픈에 잇따라 나선 상황이다.

최근 온라인쇼핑몰 11번가는 1만원 미만의 부담 없는 가격대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가성비 아이템 전문관 ‘9900원샵’을 열었다. 9900원샵의 판매 상품은 생활용품, 주방용품, 스포츠용품, 반려동물용품, 문구·공구, 패션잡화, 화장품 등 자주 사용하고 쓰임새가 많은 상품군에서 엄선했다.

티몬도 1만원 내외 초저가 해외 상품 중 품질이 검증된 직구 상품만 선별해 5일 이내 무료로 배송해주는 ‘해외직구 초저가샵’을 오픈했다. 상품의 대부분이 1만원 이내의 중국 또는 인도 등에서 생산된 저가형 제품들이지만 글로벌 플랫폼 큐텐에서 판매된 인기 랭킹 상품들로 선별해 품질에 대한 신뢰와 검증을 거쳤다는 점이 특징이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