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주 한전KDN 청소노동자 ‘화장실’서 쉰다 ‘휴게공간 의무화’ 법 개정에도 휴식권 사각지대 여전 장은정 인턴기자 |
| 2023년 10월 12일(목) 20: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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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8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20인 이상 사업장에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화 됐으나, 여전히 휴식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2일 한전KDN과 청소노동자 등에 따르면 한전KDN은 전력계통 감시, 진단 및 제어 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전력 자회사로 18층 건물에서 2천9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건물 청소노동자는 별정직 23명과 계약직 4명 등 총 27명이다.
한전KDN 건물에는 지하 1층에 공동 휴게실이, 각 층에는 직원 휴게실이 마련돼 있지만 청소노동자들에겐 ‘그림의 떡’인 상황이다. 청소노동자들은 궁여지책으로 화장실 내 청소도구함에 개인 물품 등을 넣어두고 잠깐씩 휴식을 취하거나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청소노동자 A씨는 “건물 내 각 층마다 직원 휴게실이 있지만 사무실 안쪽에 위치해 근무하는 직원들을 지나 들어간다는 게 여의치 않고 직원들 눈치도 보여 이용하지 않는다”며 “여유가 있을 때 지하에 내려가 쉬지만 일을 하다 보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밖에도 직원 휴게실은 종종 회의실로 활용되거나, 내근 직원들이 업무 통화를 하기도 해 휴식을 취하기엔 어려움이 크다는 게 청소노동자들의 하소연이다.
또 다른 청소노동자 B씨는 “그나마 저층을 담당하는 이들은 지하에 내려갈 때 소요되는 시간이라도 줄일 수 있지만, 고층 담당 노동자들은 지하 휴게실까지 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한전KDN 관계자는 “4-5년 전 청소 용역업체가 자회사로 전환된 시점부터 청소노동자들이 직원 휴게실을 함께 이용하고 있다”며 “일부 노동자들이 본인 편의를 위해 화장실 청소도구함을 휴게공간으로 사용한 것일 뿐, 최근에는 화장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전KDN은 본보 취재가 시작되자 청소노동자들에게 ‘긴급 지시사항’이라는 제목의 단체 문자메세지를 발송, 청소도구함 내 개인 용품을 정리하고 청소도구함을 폐쇄하라고 전달해 ‘최근 화장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청소노동자는 없다’는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건물 내 조성된 휴게시설 중 일부는 환기를 위한 창문조차 없어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조건에도 부합하지 않은 위법 사항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KDN 관계자는 “다수의 청소노동자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내부적으로 논의해보겠다”면서도 “청소노동자들만을 위한 휴게실을 만든다면 내근 직원들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나주 한국전력 본사는 최근 건물 청소노동자들의 편의 강화를 위해 기존 지하층 휴게실에 더해 지상층에 휴게공간을 추가 조성했다.
/장은정 인턴기자
장은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