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안전제품 1천209종 단종 고장·사고시 대체 불가 사태 발생 우려 민형배 “안이한 원전 운용…사고 위험” 김진수 기자

2023년 10월 12일(목) 20:34

방사능 측정기 한계 지적 1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에게 방사능 측정기 관련 지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원자력발전소 안전등급 기기에 사용되는 제품 중 1천종 이상이 단종된 것으로 나타나 고장이나 사고 시 대체 불가 사태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을)이 12일 한국수력원자력㈜로부터 제출받은 ‘안전등급 운용기기 중 단종제품 현황’에 따르면 국내 원전에서 사용되는 안전등급 제품 가운데 1천209종이 생산 중단됐다. 이 중 예비품이 1개도 없는 제품은 81종이다.

원전별로 살펴보면 단종된 제품이 가장 많은 원전은 한울 3호기였다. 모두 223종(18.44%)에 달한다. 다음으로 고리 3호기 163종(13.48%), 한빛 2호기 154종(12.73%) 등이다.

이 밖에도 한빛 1호기, 한울 1·2호기 등도 100종 이상의 생산 중단 제품이 발견됐다. 단종된 제품 중에는 방사선 감시계통의 방사선량 측정에 필요한 방사능측정기, 가압기 내 과열 여부를 측정하는 측온저항체 등 원전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부품이 포함돼 있다.

특히 81종은 예비품 보유량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울 1호기는 증기발생기 방사능측정기 등 26종의 생산중단 제품에 대한 예비품을 확보하지 못했다. 새울 1호기(구 신고리 3호기) 11종, 한빛 2호기 9종 등 11개 원전에는 예비품이 없는 단종 제품이 존재했다.

민형배 의원은 “예비품이 하나도 없는 제품 중에는 방사선 구역을 감시·기록하는 기록계나 생산 중단된 지 8년이 지난 제품도 있다”며 “사실상 한수원이 예비품 확보에 손 놓고 있었던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 의원은 “안이한 원전 운용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부품 확보는 물론,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