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연구 예산, 전라도 중심 마한보다 10배 많다니

2023년 10월 15일(일) 19:00

문화재청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2022년과 2023년 가야사 발굴 및 연구 예산은 100억원과 314억원인 데 반해, 마한사는 각각 27억원과 29억원으로 10배 격차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가에서 추진한 연구 외부 용역의 경우 가야는 35건에 37개 기관이 참여했지만, 마한은 16건에 16개 기관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성과를 보더라도 마한사에 대한 홀대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올해 9월 현재 발굴 유물은 7천363점에 달해 가야지역 3천197점보다 배 이상에 이른다. 마한에 대한 연구 투자가 확대될 필요가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인적·물적 불균형이 심각하다. 같은 고대사 영역에서까지 명병맥백 영·호남 차별이라 하겠다. 가야는 경남의 상당 부분과 경북·부산 일부, 마한은 경기·충청·전라도 지역에 분포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유에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은 가야와 마한사를 균형있게 연구, 한국 고대사를 바로세워야 한다는 국민적 바람과 배치되는 결과라고 꼬집었다. 앞서 역사 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안에도 마한은 2020년 5월에서야 뒤늦게 포함됐다. 지역사회와 학계의 지속적인 건의가 수용된 것이다. 또 있다. 영암에 들어설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도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가 개관하는 2024년에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한다. 올해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한다지만 이대로라면 가야 따로, 마한 따로가 불가피해진다.

전국적으로 마한 유적은 78개소다. 전남이 60개로 가장 많고 전북 10개, 충남 5개, 광주 3개 순이다. 영산강 유역 일대에 형성된 마한문화권은 전남과 광주가 중심이다. 이 의원은 마한이 530년께, 가야가 562년까지 삼국과는 별개의 정치체계로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고 있었던 만큼 4국 또는 5국 시대로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가야와 마야에 대한 연구가 어느 한 쪽에 치우쳐선 안 된다.

고대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다르지 않다. 서둘러 형평성을 맞춰야 할 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