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공항’ 온도차 여전…‘姜-金 회동’ 가능할까 전남 “군공항 해결시 민간공항 보내라” vs 광주 ‘묵묵부답’ 군공항 이전 ‘징검다리’ 마중물 역할…실무진 조율 ‘평행선’ 市 ‘함평 카드’ 고수…극적 진전 없으면 연내 만남도 난망 김재정 기자

2023년 10월 16일(월) 20:46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이 특별법 통과 이후에도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와 전남도가 꼬일대로 꼬인 ‘민간공항 이전’ 실타래를 풀 돌파구를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남도가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을 군공항 이전을 위한 선결 과제로 요구한 데 대해, 광주시의 ‘묵묵부답’이 수개월 째 지속되는 등 양 시·도간 온도차가 극명하기 때문이다.

민간공항 문제가 군공항 이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양 시·도간 실무 논의는 접점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향후 논의에 극적 진전이 없을 경우 강기정 시장과 김영록 지사의 연내 ‘공항 회동’마저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16일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양 시·도 실무진은 지난 12일 도청에서 만나 공항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양 시·도 관계자들은 기존 입장만 재확인한 채 소득 없이 지속 논의하자는 데만 의견을 모았다.

전남도는 ‘군공항 이전 문제 해결시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을 공식화해줄 것’을 요구했고, 광주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군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광주시가 언급한 모든 가능성은 함평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이처럼 실무진 논의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수준에 머물면서 강기정 시장과 김영록 지사의 회동 일정 조율은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기정 시장은 지난달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만간 김영록 지사를 만나 공항 문제를 깊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강 시장은 “김 지사와 군공항 문제로만 공식적으로 2차례 만났다”며 “3번째 만남을 해야 하는데 (김 지사가) 전국체전에 집중하고 계신 것 같다”고 전국체전 이후 회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 시·도는 공항 문제 관련 변화된 메시지를 내놓는 ‘유의미한’ 회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월 회동처럼 ‘만남에만 의미를 둬선 안된다’는 비판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양측의 접근 방식에 어떤 변화도 없는 상황에서 시·도지사의 회동을 이끌어낼 ‘교집합’을 만들어내긴 힘들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주를 이룬다.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전남도의 입장은 확고하다. 군공항 문제 해결 시 광주시가 광주 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 이전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라는 것이다.

실제 김영록 지사는 지난 5월 초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 이전 시점을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 선정 절차 이후로 못박았다. 특히 전남도는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을 위해 1조7천억원 규모의 함평 발전 전략을 발표하며 ‘함평 달래기’에 집중하고 무안지역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책을 내놓는 등 무안에 초점을 맞춘 군공항 이전 아젠다를 주도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6월 ‘군공항 함평 이전 불가’ 방침을 공식화한 바 있다.

그러나 광주시는 민간공항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을 내놓지 않고 있다. 광주시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애매모호한 입장을 고집하면서 군공항 이전 작업 역시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광주시가 ‘군공항 함평 이전 카드’를 포기하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자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군공항을 수용할 전남이 적극적인 모양새인 반면, 군공항을 보내야 할 광주가 오히려 배짱을 부리는 형국이라는 이야기다.

전남도 관계자는 “군공항 이전이 해결되면 광주 민간공항을 무안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바뀔 수 없는 정부의 계획”이라며 “광주시가 민간공항 카드를 빌미로 군공항 이전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밝혔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