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되는 장충모 전남개발공사 사장의 리더십 / 이정록 |
| 2023년 10월 17일(화) 20: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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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는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받을만했다. 8년 연속 흑자 경영, 공기업에 걸맞은 사회적 가치 실현, 우수한 경영 성과, 지속 가능한 경영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무엇보다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기업의 모습을 보여줬다. 전남 소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전남행복동행펀드’를 만들어 운영했다. 사회적 기부실적이 있는 업체에게 계약과정에 가산점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지방공기업이 하기 힘든 혁신적인 경영이었다.
공사가 최우수 지방공기업이란 영예를 움켜쥔 데는 역대 사장들 리더십 덕분이었다. 제1대 사장은 갓 출범한 공사를 조기에 뿌리내리도록 힘썼다. 제2대 사장은 지금의 공사 틀을 만들었다. 제3-4대 사장은 공사 체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제5-6대 사장은 주택건설을 비롯해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제7대 사장은 흑자 경영과 열린 경영으로 공사를 최고의 지방공기업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만들었다.
제7대 김철신 사장 리더십은 대단했다. 그는 어려운 코로나 상황에서도 경영혁신으로 7년 연속 흑자 경영을 일궈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사로 만들어 고객만족도를 계속 끌어올렸다. 2019년 전국 지방공기업 중 최초로 만든 전남행복동행펀드, 2021년 도입한 기부실적이 많은 업체를 우대하는 계약제도, 윤리경영을 위한 준법감시위원회 등은 모두 그의 작품이다. 지방 기업인에서 출발해 지방 정치인으로, 그리고 공기업 경영인으로 변신한 그가 만든 혁신적인 경영성과는 탁월했다. 때문에 공사가 최우수 지방공기업이란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11월 제8대 장충모 사장이 취임했다. 순천고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으로 고향을 떠났다. 첫 직장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 통합된 한국토지개발공사였다. LH에서는 주로 재무 전략 기획 업무를 도맡았다. LH의 재무전략단장, 주거복지사업처장, 기획조정실장, 경영혁신본부장, 부사장, 사장 직무대행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역대 사장 중 최고로 화려한 경력 소유자가 공사를 맡았다.
그런데 사장 취임 1년도 안 돼 지방공기업 중 최우수 기관이 됐다. 전임 사장이 닦아 놓은 토대 위에 변화와 혁신 경영을 계속 덧붙인 결과다. 그렇다면 장 사장이 공사를 보다 발전시킬 수 있을까. 공사는 LH에 비교하면 구멍가게 수준이다. LH보다 사업 영역이 단순하고 조직도 단출하다. 재정 상태는 LH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양호하다. 자타가 인정하는 공영개발 분야 최고 전문가인 장 사장은 공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고 본다.
장 사장은 취임사에서 공사의 업그레이드 방향을 제시했다. 투명하고 청렴한 조직, 전남 미래사업 준비, 지역발전의 동반자 역할, 경쟁력 강화와 사회적 가치 실현, 소통 화합 협력하는 조직 문화 등이다. 이 중에서 지역발전의 동반자 역할론이 특히 눈에 띄었다. 지방소멸에 처한 전남 지역의 발전에 필요한 다양한 지역균형발전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겠다는 계획은 전남도민의 재산으로 설립된 공기업다운 발상이기 때문이다.
장 사장이 밝힌 동반자 역할론은 구체적인 사업으로 현실화됐다. 공사는 지난 3월 전남도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한 ‘만원임대주택’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전남도는 공사 제안을 수용해 지난달 ‘전남형 만원주택’ 사업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안정을 위해 10년간 월 1만원에 주택을 임대해 사용할 수 있는 주거복지 정책이다. 공사가 담당할 이 사업은 지방소멸과 청년유출 방지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2004년 6월 설립 당시 직원 7명, 자본금 50억원으로 출발했다. 지금은 직원 140명에 자산규모 1조4천억원의 공기업으로 성장했다. 공사의 안정적 뿌리내림과 성장은 역대 사장의 리더십 결과라 해도 틀리지 않다. 하지만 지방소멸에 처한 전남의 여건과 환경은 공사의 지속 가능한 경영에 걸림돌로 등장하고 있다. 장 사장이 보여줄 혁신적인 리더십이 중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장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공영개발 분야 최고 전문가다. 40여 년에 만에 고향에 돌아온 장 사장의 리더십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