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출동 기종 장비 전시 ‘1년 후에나’ 기존 예정 장소 상무자유공원서 5·18 교육관으로 변경 기록물 수장고 위치 정해져야 추진 가능…내년께 착수 안재영 기자

2023년 10월 17일(화) 21:18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투입됐던 것과 같은 모델의 헬기와 장갑차 등 군 장비가 광주 서구 5·18교육관 주차장에 펜스로 둘러 쌓인 채 보관돼 있다.

당초 올해 12월 선보일 예정이었던 5·18 출동 기종 장비 전시가 1년 뒤에나 가능할 전망이다.<본보 9월26일자 7면 관련>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5·18 출동 기종 장비 이전 전시사업’ 대상지를 서구 치평동 5·18자유공원에서 인근 ‘5·18교육관’으로 잠정 확정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광주시는 주민설명회에서 사업 계획 발표와 함께 자유공원을 대상지로 꼽은 이유를 설명했으나, 주민들로부터 충분한 공감을 얻지 못했다.

특히 ‘인권 탄압’의 장소였던 자유공원에 ‘무력 진압’의 상징인 탱크와 장갑차를 전시하는 게 가당키나 하냐는 질타를 받았다.

이에 광주시는 지난달 19-21일 ‘광주ON(온)’을 통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시 부지 재검토에 착수했다.

대체 부지 1위로 꼽혔던 5·18민주광장의 경우 옛 전남도청 복원 사업과의 충돌 우려에 배제됐다.

이에 2위를 기록했던 5·18교육관을 전시 부지로 추진하고 있다는 게 광주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5·18교육관 부지에 ‘5·18 수장고’가 들어설 예정이라 헬기와 장갑차 등의 군 장비를 어디에 둬야 할지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현재 5·18 수장고를 짓기 전 대략적인 밑그림과 사업비를 산정하는 ‘건축 기획 용역’이 다음 해 2월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기획 용역이 끝나면 2025년 3월까지 ‘본 용역’이 추진되고 2026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된다.

광주시는 본 용역에서 수장고 위치가 확정되면, 그곳을 피해 ‘5·18 출동 기종 장비 이전 전시사업’ 부지를 선정하고 사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수장고 위치가 빨라야 내년 12월께 나올 전망이라 당초 올해 12월 예정이었던 전시는 최소 1년은 미뤄지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6월24일 9천만원을 들여 경기도 양평군 소재의 군부대에서 가져온 헬기 1대·전차 1대·장갑차 3대의 불용(不用) 군장비도 앞으로 1년은 더 쓸모가 없게 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올해 6월이 지나면 장비들이 폐기되는 상황이라 먼저 가져온 뒤 전시 방향을 논의하게 됐다”며 “장비들은 현 공간에 그대로 둘 예정이며 수장고 위치가 확정되면 전시 부지 선정과 함께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