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여론 변화에도 시·도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

2023년 10월 18일(수) 20:17

광주 군공항 이전 후보 지역으로 거론되는 함평과 무안군 지역 민심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광주연구원에 따르면 군공항 유치 의향서 제출에 대한 찬·반 의견이 모두 오차범위 내였다. 함평은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찬성이 더 높았다. 무안은 반대가 많았지만 찬성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찬성 이유로는 ‘지역 발전’, ‘생활기반 및 복지시설 확충’, ‘상주인구 증가’ 순이었으며, 반대는 ‘소음 피해’, ‘지역 발전 저해’, ‘환경 오염’, ‘안전 문제’를 꼽았다.

국가 사업으로 중대 현안인 광주 군공항 이전은 지원규모를 확대한 특별법 통과 이후에도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김영록 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광주시가 민간공항과 군공항 동시 이전에 대한 답을 해줘야 쉽게 풀린다”고 압박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5월 강기정 시장과 김 지사의 ‘공항 문제 회동’ 뒤 무안 동시 이전을 공식 방침으로 정하고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무안국제공항 활성화가 전제된 것으로 함평은 불가하다며 못박았다. 민간공항의 이전 시점은 군공항 예비후보지 선정 절차 이후로 했다.

함평과 무안에서 모두 주민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군공항 이전 수용 의사를 나타냈다. 상당히 유의미한 변화라고 하겠다. 특별법 상 군공항 예비후보지 선정 시 해당 기초단체장 뿐만 아니라 광역단체장(전남지사)과도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광주시도 전향적인 태도로 움직여야 한다. 광주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한다. 마치 함평을 염두에 둔 것 같지만 현재로선 실현 여부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온도차가 크다’며 사전 조율을 핑계로 차일피일 늦출 일이 아닌 것이다.

광주시와 전남도 간 중요한 상생 과제이나 실무진 논의부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군공항을 보내야 하는 광주가 팔짱을 끼는 모습으로 비춰져선 안 된다. 물밑에서부터 대화하고 대타협을 도모해야 한다. 여론에 등 떠밀리지 말고 지역의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회동을 촉구한다. 내년 총선 등 정치 일정에 휘말릴 소지가 다분하다. 가급적이면 연내에 성사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