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동에서]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 2023년 10월 19일(목) 19: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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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하지만 임명직 당직자들만 교체하는 미봉책으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모습이다. 책임 있는 김기현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는 묻히고 도리어 ‘영남당’으로 회귀했다. 처절하게 분골쇄신하라는 국민 뜻을 이토록 모르나 싶다. 협치(協治)와 실용(實用)에 입각해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도 유연하게 달라져야 한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다. 듣기 싫은 쓴소리도 하도록 하고, 경청해야 한다. 현실을 직관하며 실력을 겸비하고 바른말하는 인사를 곁에 써야 한다.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다. 선거가 그렇다. 역설적으로 상대 실책에 따른 반사 이익으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승자의 저주’를 경계하는 것이다. 앞서 2012년 4월 19대 총선, 전신인 민주통합당은 127석을 획득해 152석의 새누리당에 25석 차이로 졌다. 6개월 전인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 단일 박원순 후보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된 후다. 당명을 바꾸고 대대적인 중도 확장에 나선 집권당과 달리, 정권 심판론에 매몰됐던 필연적 결과다.
구속영장 기각과 보궐선거 승리로 기사회생한 이 대표가 내주초 당무에 복귀한다. 민생 현안 해결과 아울러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에 따른 분란을 차분하게 수습할지 전망이 엇갈린다. 강성 지지층 팬덤정치와 결별하고 단일대오, 통합에 진심을 다해야 할 것 같다. 여당의 국면 전환 카드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공세는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지명직 최고위원 송갑석 의원의 사퇴에 따른 후임 인선부터 잘 맞춰야 한다.
내년 22대 총선이 지상과제다. 윤석열 정부 출범 3년 차,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국민의힘은 조기 레임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혜로운 변화’를 추진할 것이다. 심리적 분당 수준으로 치달았던 민주당은 계파 다툼이 격화되면 자멸한다. 내부적으로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보복에 대한 우려를 잠재워야 한다. 개혁이란 미명 하에 학살을 자행해선 파국이다.
민심은 냉혹하다. 가차 없이 변한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기 바란다. 국민의힘, 민주당이 하기 나름에 달렸다. 그 누구의 편이길 거부하며 양극화에서 소외된 부동층은 또 움직인다.
심상찮다. 이상기후로 폭우와 지진 등 자연 재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개의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고물가와 저성장에 따른 스테그플레이션 진입 등으로 ‘상저하고(上底下高)’의 예상은 빗나가고 경제 전반의 복합위기는 더 뚜렷해지고 있다. 18-21대 역대 총선에서 입증됐듯 ‘바로미터’라는 추석 밥상의 화제, 명절 여론도 그랬다. 국민적 바람은 민생 안정이다. 희망을 주는 정치를 위해 낮은 자세로, 각성해야 하는 때다.
그대로 여소야대냐, 아니면 여대야소냐, 본게임이다. 윤석열 대 이재명 2라운드다.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도록 전면 쇄신하고 실력 있는 진짜 후보를 내야 한다. 시대정신을 반영할 새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종료되면 예비후보 등록이다. 호남에서는 독점 구도 유지를 바라는 민주당, 명예 회복을 벼르는 국민의힘에, 양당 체제의 폐해를 바로잡겠다는 정의당·진보당 등 소수 정당, 그리고 제3 신당까지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진다.
중국 항저우에서 열렸던 2022 아시안게임 남자 롤러스케이트 3,000ｍ 계주 종목에서 결승선을 앞두고 0.01초, 간발의 차이로 1, 2위가 갈렸다. 우리 선수가 우승을 직감하며 양 손을 번쩍 들어 세리머니 하는 찰나에 벌어진 일이다. 뒤따르던 대만은 포기하지 않고 왼발을 쭉 내밀어 역전했다. 승리의 환희를 접어두고 전력을 다해 달리는 건 어려울 수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교훈을 새삼 일깨운다.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의 책임감으로 강력하게 혁신해야 한다. 용산 바라기 그만 하라. 민주당은 심각한 계파 갈등부터 봉합해야 한다. 집안 싸움 그만 하라. 그렇지 못한다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사태에 마주한다. 선거가 그렇다. 승패는 언제든 바뀐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당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이다.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