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도 만나, 대결도 펼쳐 얼마나 좋아~!” ●서구 ‘2023년 경로당 전통민속놀이 대회’ 건전한 놀이 문화 형성 위해 2015년부터 개최 18개동 900여명 투호·한궁·윷놀이…열띤 응원 주성학 기자

2023년 10월 19일(목) 20:38

19일 광주 서구 빛고을체육관에서 열린 ‘경로당 전통민속놀이대회’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투호놀이를 즐기고 있다.<광주서구 제공>

“이기고 지는 걸 떠나 친구들과 어울려 노니까 참 좋네잉.”

19일 오후 12시50분께 광주 서구 풍암동 빛고을체육관. 광주 서구 주최로 열린 ‘2023년 경로의 달 기념 경로당 전통민속놀이 대회’를 맞아 참가 및 응원을 위해 발걸음을 한 900여명의 어르신과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서구 18개 동의 어르신 등 지역 주민들이 한 데 모여 소통하고 건전한 놀이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대회는 개회식, 본선, 결승전, 시상 및 폐회식 순으로 진행됐다.

대회 시작 전 참가자들은 ‘우승은 나누지 않겠다’, ‘우승까지 좋았어~ 영차!!’ 등의 문구가 새겨진 응원 현수막을 대회장 곳곳에 걸며 투지(?)를 불태웠다.

개회식 후 본격적인 대회가 시작되면서 열띤 ‘응원전’도 펼쳐졌다. 장구, 꽹과리, 북 등의 악기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대회장의 분위기는 한 껏 달아올랐지만, 일부 경기장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전통놀이 투호와 국궁, 서양의 양궁과 다트 등이 섞인 생활체육 ‘한궁’에 출전한 어르신들은 ‘완벽한 포물선’을 그리기 위해 몸을 틀어 자세를 고쳐 잡는 등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윽고 한 어르신이 던진 핀이 과녁 정중앙에 꽂히자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졌다.

투호 던지기 경기장에서도 어르신들은 기회를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숨까지 참으며 화살을 던지는 등 경기에 진심으로 임했다.

윷놀이 경기장에선 열띤 토론이 펼쳐지기도 했다. 4개의 말이 모두 들어와야 이기다 보니 대표단은 머리를 맞대며 최적의 전략을 세웠다.

그러다 먼저 나간 말이 잡히면 한 쪽에서는 “저럴 줄 알았다”는 탄식이, 다른 한 쪽에선 “좋다~”라는 환호가 튀어나왔다.

이 밖에도 고리던지기 대회까지 열렸던 이날 대회는 한궁-금호2동, 투호-치평동, 윷놀이-상무1동, 고리던지기-유덕동이 우승하면서 마무리됐다.

행사에 참여한 풍암동 주민 전은자(75·여)씨는 “시합의 승패를 떠나 마을 이웃들은 물론 다른 동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어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서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0년과 2021년에는 대회를 열지 못해 어르신들이 많이 아쉬워하셨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높은 만족감을 보이시는 것 같아 오히려 즐겁다”며 “앞으로도 서구 어르신들이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로의 달은 노인복지법 제6조에 의해 매년 10월로 지정됐으며 1997년부터 기념되고 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