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못갚고 폐업 늘었다…자영업자 ‘고사’ 위기 1-8월 노란우산 공제액 전년比 광주 34%·전남 62%↑ 지난해 실적 상회…보증 사고도 167%·214%까지 급증 양시원 기자

2023년 10월 22일(일) 19:51

사진=아이클릭아트

광주·전남지역 자영업자들이 사상 초유의 경제 불황으로 역대급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보증사고 건수 급증 등 지역 내 자영업자들의 운영 위기 지표가 2023년 국정감사에서 속속 드러나면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공받은 ‘노란우산공제금 지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8월 광주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지급 총액은 228억원(2천13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70억원(1천608건) 대비 34.1% 증가한 수치다. 4분기 집계 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지급 총액(252억원)의 90.4%에 달했다.

전남의 경우 올해 들어 8월까지의 공제금 지급 총액이 220억원(2천139건)에 달하며 전년 동기 136억원(1천353건) 대비 61.7% 늘었다. 지난해 지급된 총액(215억원)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노란우산공제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소기업·소상공인 대상 공제제도다. 납입부금은 대출 연체나 국세 체납 시에도 압류되지 않아 자영업자의 ‘최후의 보루’로 평가받는다. 공제금 지급이 증가하는 것은 폐업 등 한계 상황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은행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도 급증하고 있다.

광주신용보증재단의 올해 1-9월 보증사고 건수와 보증사고 금액은 각각 3천건, 404억3천700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1천125건, 162억9천300만원) 대비 건수는 166.6%, 금액으로는 148.1% 증가했다.

재단은 담보 능력이 없는 소상공인과 소기업들이 금융권에서 대출받을 때 보증을 서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제 때 갚지 못하면 보증사고로 관리한다. 관리 과정에서 장기 연체할 경우 대위변제를 통해 대출 원금이나 이자를 대신 갚아준다.

대위변제 건수도 올해 1-9월 2천251건, 변제액은 290억7천500만원으로 각 152.9%, 148.5% 급증했다.

전남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남신용보증재단의 1-9월 보증사고 건수(2천916건)와 보증사고 금액(426억7천300만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3.8%, 169.9% 급등했다. 보증사고 건수는 지난해(총 1천546건)의 2배에 육박했다. 대위변제 건수와 변제액도 올해 1-9월 기준 2천67건, 292억9천300만원으로 각각 244.5%, 226.5% 늘었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던 자영업자들이 곧바로 이어진 내수 부진·물가 상승 등 경기 침체 여파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6일 정부광주지방합동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광주지방국세청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도 지역 경제·영세상인 지원 방안 필요성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영세 소액 체납자의 경우 전체 체납자의 78%, 금액은 11% 수준을 차지한다”며 “영세 소액 체납자에 대한 유예 제도 등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광온 의원도 “광주·전남의 자영업자가 46만명에 이르는데 4곳 가운데 1곳은 1년도 못 넘기고 폐업하고 있다”며 “영세 사업자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