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적 여유 생기면 더 많은 환자 돌보고파” ●이경무 광주 마디의원 원장 의과대학 시절부터 꾸준히 의료봉사 실천 매월 고려인마을 이주민지원센터서 진료 장은정 인턴기자

2023년 10월 23일(월) 19:49

“시간적 여유가 더 생긴다면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싶습니다.”

이경무(43·사진) 광주 남구 백운동 마디의원 원장은 대학 시절부터 꾸준히 의료 봉사를 펼치고 있다.

이 원장은 23일 “의사가 된 이유도 주변 사람을 치료해주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며 “마찬가지로 봉사도 남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첫 봉사활동을 광주 북구 두암동 소재 무등종합사회복지관에서 했다.

당시에는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시절이라 간단한 진료나 치료 등을 맡는 정도였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자립을 준비하는 한 노숙자 친구를 만나면서 봉사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게 됐다고 이 원장은 20여년전 기억을 되짚었다.

그는 “치료를 해주며 친해진 친구가 있다. 그 친구와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잘 사는 모습을 보면 뭔가 마음이 뭉클하다”며 “한 사람의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 순간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고 웃었다.

이후 의사 면허를 취득한 이 원장은 의사인 아내가 선교활동을 하며 만나게 된 목사님을 소개받았고, 그 인연이 광산구 고려인마을 이주민종합지원센터 설립 당시부터 이 원장을 진료 봉사로 이끌었다.

이 원장은 “마침 봉사를 시작하려고 마음 먹었던 때라 시기적으로 잘 맞았던 것 같다”며 “이후 매월 한 차례씩 정기적으로 진료 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 일요일에 고려인마을 이주민종합지원센터에서 3시간씩 진료를 본다는 이 원장은 주로 무릎, 허리, 목 통증을 느끼는 환자들에게 주사를 놓거나 약을 처방하고 있다.

현장에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는 별도로 이 원장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의료는 다른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하고 의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한다”고 의료 봉사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어 “다만 평일엔 병원에, 한 달에 한 번 일요일은 의료 봉사를 하다 보니 어린 자녀들과 충분한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 원장이 일요일 봉사를 지속하는 것은 고려인마을 사람들의 순수함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고려인마을 주민들을 보고 있으면 ‘참 순수하다’는 표현이 절로 떠오른다”며 “진료 후 그들이 환하게 웃으며 연신 감사를 표하면 나도 모르게 ‘내가 누군가에게 쓰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다”고 멋쩍은 듯 속내를 비쳤다.

이어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야 세상이 잘 돌아가지 않겠냐”며 “저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장은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