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익과 뻥튀기에서 제로 웨이스트로 가기까지 그리고 이후 / 박혜영

2023년 10월 23일(월) 19:49

박혜영 전남보건환경연구원·공학박사

어느 교회 행사에서 받은 선물 주머니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날 받은 선물 주머니 안에는 대나무 칫솔, 고체 치약, 샴푸바가 들어 있었다.부끄럽게도 고체 치약은 처음이라 인터넷에서 사용 방법을 찾아봐야 했다.

보통 플라스틱 칫솔은 3개월에 1번 정도 교체하게 되면 매년 39억여개가 버려진다, 그리고 치약 뚜껑과 튜브는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표시는 돼 있지만 결국 재활용이 어려워 매립한다고 하니 분해되기까지 500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고체치약은 한 알 입에 물고 칫솔질 하니 한껏 입안도 상쾌하고 다 사용하고 난 후에는 쓰레기가 생산되지 않았다.

이 조그만 선물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최근 환경부는 제6차 전국폐기물 통계조사(2021-2022) 결과를 공개했다. 생활폐기물의 경우 표본 집계구에서 종량제봉투를 직접 열어 확인하는 방식으로 폐기물 발생량과 종류를 조사했다고 한다.

조사 결과 국민 한 사람이 하루에 버리는 생활폐기물은 950.6g으로 5년 전 조사 때(929.9g)와 비교해 2.2% 증가했다. 종량제봉투에 혼합 배출되는 생활폐기물도 29.5% 증가했다. 주요 증가 품목은 폐합성 수지류, 물티슈류, 음식물류, 마스크류 등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조사한 일회용품은 1인당 하루 평균 37.32g을 버리는 것으로 연간으로 따지면 70만3천327톤에 달했다. 또한 생활폐기물로 버려지는 1회용품 구성비는 종이컵, 광고 선전물 등 폐종이류 49%, 접시·용기 등 폐합성 수지류 41%, 이 밖에 젓가락, 이쑤시개 등 폐목재류 8.5%, 접시·용기 등 폐금속류 1.5%로 조사됐다.

생활폐기물로 버려지는 쓰레기는 결국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처리 돼 결국 우리 곁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최근 서울 공기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는 이를 말해주고 있다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요즘 주위에서 노모어 플라스틱(no more plastic)부터 제로 웨이스트(zero waist) 실천 운동으로 장바구니 챙기는 일, 리필용품 사용,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 등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수한다.

제로웨이스트 활동이란 환경이나 인간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오염물을 줄이고 책임있는 생산, 소비, 재사용 및 회수를 통해 모든 자원을 보존하고자 하는 활동으로 순환 경제를 실천하는 방안 중 하나이다. 잠재적 쓰레기를 덜 만들며 사는 삶도 포함돼 있고 꼭 필요한 물건만 들이고 가지고 있는 물건을 더 늘리지 않는 낭비없는 소비를 위한 실천도 포함된다.

가령 우리집은 케익을 사면 쌀 뻥튀기 한 봉을 같이 사도록 한다. 케익을 잘라 접시 대신 뻥튀기 접시를 사용해 감쪽같이 모두 먹어 치우는 것이다. 쓰레기는 케익을 포장한 종이상자만 남는데 이것도 재활용 쓰레기로 버리게 되면 제로웨이스트 활동이 된다. 다만 케익을 사려면 뻥튀기를 별도로 구입하는 수고로움이 더해졌다. 이왕이면 케익을 파는 제과점에서 뻥튀기도 팔아주면 좋겠다.

책임있는 소비자가 되기 위해 우리가 활동하고 있는 회사, 단체 등 선물은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선물로 주고 받도록 목소리를 내보는 건 어떤가?

또한 환경을 생각하는 행복한 습관이라는 해피해빗(happy habit) 앱을 다운 받아 기존에 하던대로 다회용컵 이용, 전자영수증 받기, 리필제품 구매 활동 등으로 포인트를 쌓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이런 참여를 통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과 사회적 붐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