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재정정책 혁신과 궁즉통 리더십 / 김영집 |
| 2023년 10월 23일(월) 19:49 |
|
왜 갑자기 이런 사태가 나타난 것일까. 세수부족 때문이다. 올해 세수결손 규모는 약 60조다. 법인세와 소득세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그 중 세수가 가장 줄어든 이유는 감세다.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 47곳이 받는 세금 감면액은 6조6천억원으로 2022년 3조8천억원보다 2배가량 늘었다. 거기다 근로소득 연 7천800만원 이상인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 감면액도 15조3천억원로 증가된다. 경기침체로 인한 법인세 감소가 보편적 원인이라면 결손세수 약 60조 중 약 22조가 부자 감세니 이것이 특수원인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내년도 지방교부세예산은 66조8천억으로 올해보다 8조5천억이나 줄었다. 당장 지방재정이 위협받고 있다. 말로만 지방시대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광주시는 지방세수 감소까지 겹쳐 IMF 이후 25년만에 최대 재정가뭄이라고 한다. 이에 광주시는 2024년 재정운영전략안을 내 놓았다. 대형SOC 순위 조정, 경상경비 절감,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 등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하겠다한다.
우리 지역산업 예산도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중이다. 정부긴축예산 수립으로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역특화산업 연구개발예산은 올해 대비 62%정도 삭감됐다. 광주테크노파크 국비재원은 약 40% 이상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른 광주시의 시비재원도 여러 사업에서 예산삭감이 검토되고 있다.
이중 지역특화사업 같은 기업지원 사업비가 삭감조정을 받고 있고, 일부 국비기술사업도 시비 제로예산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업은 삭감되면 다음연도에 불이익을 받거나 지방비매칭을 안하면 협약위반으로 추후 사업신청조차 어렵게 된다. 신규국비사업은 중앙에서도 축소하고 있고, 지방비 부족으로 사업 제안조차 힘든 실정이다.
정부와 지방 예산 재정 정책운영의 혁신이 필요하다. 대기업과 부유집단에 하는 감세정책을 바꿔 적극 세수를 확보하길 간절하게 기대한다. 대기업 집단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묶여 있다. 풀어야 산다.
건전 알뜰재정이라는 명분하에 긴축재정정책을 하게 되면 경기침체는 계속되고 민생은 더욱 어려워진다. 재정지출 확대로 경기변동 폭을 줄이는 2009년도 경제위기대처가 유효했다.
정부 스스로 내년 예산정책을 재고하고 국회가 잘 심의해야 한다.
광주시도 대형 SOC나 교통 등 낭비성사업, 밑 빠진 독 사업들을 과감히 줄이돼 민생과 기업 중소상인 지원 예산을 삭감해선 안 된다. 인공지능, 미래차, 에너지, 의료바이오 등 미래성장산업 예산은 적게 분산 투입해서라도 골고루 사업을 살려야 한다. 청년과 인력육성은 계속하며 효율화를 꾀해야 한다.
국비사업은 지방재원을 적게 써서 지역 경기 부양효과가 있는 만큼 무조건 신규 사업을 막으면 안 된다. 꼭 필요 국비사업은 더욱 집중해야 한다. 안하면 경기침체영향은 물론 몇 년 지나면 타 지역과 기술 산업격차는 더 커진다.
예산 행정은 삭감일변도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도 미래에 책임을 지는 경우가 적다. 우선순위와 현실을 간파해 탁상재정행정을 적절히 제어하는 리더십이 요청된다.
이제 예산재정운영도 거버넌스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 민관이 소통하고 협동으로 대응하면 참여와 책임도 같이 나누며 위기 극복이 용이하다.
그래도 강기정 광주시장은 1천억 정도의 지방채를 발행해 민생경제, 돌봄복지, 미래투자, 인력육성으로 시정을 살리겠다는 과감한 결단을 발표했다. 어려워도 해결하는 광주시의 궁즉통(窮卽通)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