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도심지역의 과밀학급 해소 시급하다 / 김성진 |
| 2023년 10월 24일(화) 19: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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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교육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환경이 절대적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의 내용을 확보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전달한 환경이 적절치 않으면 학생과 교사 모두 고스란히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교육환경에 대한 많은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주요 현안 중 하나가 과밀학급 문제이다. 구도심에서는 학령인구가 줄면서 문을 닫는 학교가 늘고 있지만, 새로 개발되는 지역에서는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는 등 지역별 편차가 크다.
최근 교육통계연보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중·고 학급 5곳 중 1곳은 학생 수가 28명이 넘는 과밀학급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도시개발이 많은 경기 지역이 과밀학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경우도 신도시개발이 많은 광산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기준 광주 자치구별 일반계 고등학교의 과밀학교 비율을 살펴보면 과밀학교가 아예 없는 동구와 남구를 제외하면 광산구가 90.9%로, 북구 14.3%, 서구 12.5%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앞으로도 광산구에 대규모 재개발과 재건축이 예정돼 있어 빠른 시간 내에 개선되기는 어렵다. 더욱이 현재 광산구의 고등학생 10명중 1명은 타 자치구로 배정이 되는데, 이로 인해 이 지역의 학생들 역시 연쇄적으로 밀려 타 지역으로 배정되는 실정이다.
그렇다 보니 학생들은 원거리 통학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 건강권 침해를 감수하며 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리고 제한된 공간에 교실을 증축해 문제를 해결하다보니 특별수업 교실, 급식소, 체육관 등의 시설이 부족하거나 혼잡해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수요가 있는 신도시 개발지역에 학교를 신설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적 제약으로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신도심 지역에 학교 부지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의무교육인 초·중학교는 도시계획단계에서 학교 부지가 반영되는데 반해, 고등학교의 경우는 의무교육이 아니라서 건설사업자들이 학교 건립에 소극적이다. 행정규제도 학교건립을 어렵게 한다. 교육당국은 사실상 학교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학교설립을 위해서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되어 보통 4-5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다 보니 학교설립이 지연되거나 좌초되면서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우선, 의무교육을 고등학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조기 실시해야 한다. 현재 교육기본법에 의해 의무교육은 중학교까지이고, 의무교육을 위한 시설 확보는 법적 강제사항이다. 고등학교 과정도 의무교육을 실시하면 학교 신설을 비롯한 과밀학급 해소방안을 반드시 마련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재정상황으로 당장 고등학교 의무교육을 실시하기 어렵다면, 신도시 개발 시 고등학교에 대한 수요조사와 부지확보를 의무화하는 방안이라도 도입해야 한다. 도시계획에 반영되어 있지 않으면 나중에 학교설립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학령인구가 줄고 있는 구도심 학교가 신도심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올 초 제도개선으로 구도심에 있는 학교가 신도시 지역으로 이전할 때 사업비 규모를 떠나 중앙투자심사가 면제되었다. 따라서 교육당국과 행정당국이 협력하여 종전부지의 용도변경과 이전부지의 무상제공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학교 이전이 원활하게 이뤄 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업들이 이익의 일정 부분을 지역교육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세액공제 등 다양한 우대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국가재정만으로 과밀학급을 해결하기에는 재원도 부족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따라서 민간재원을 활용해 국가재정을 보완한다면 과밀학급 문제를 보다 빠르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곡식을 심는 것은 일년지계, 나무를 심는 것은 십년지계, 사람을 심는 것은 종신지계라 했다. 그래서 사람을 키우는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교육이 바로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어른들의 책무다. 늦으면 늦은 만큼 우리의 미래도 그만큼 뒤쳐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