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시대 노인대상 범죄 ‘사각지대’ 전락 우려 60세 초과 노인 대상 범죄 급증…‘처리지침’ 필요 대검찰청 국감서 검찰총장에 제도 개선 강력 촉구 소병철 “국가가 고령자들 권리 보호 적극 나서야” 김진수 기자

2023년 10월 25일(수) 20:00

고령화시대를 맞아 노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하고 있으나 검찰의 대응은 미온적이어서 60세 초과 노인 대상 범죄에 대한 예방·검거가 ‘사각지대’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이 25일 경찰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8년에서 2022년까지 4년간 60세 초과 노인 대상 범죄는 15만7천314건에서 17만2천53건으로 9.5%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발생 범죄가 158만751건에서 148만2천433건으로 6.2%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60세 초과 노인에 대한 성범죄가 2018년 765건에서 2022년 948건으로 23.9%나 늘어 주목된다.

현재 검찰에는 발달장애인이나 성폭력·아동학대·가정폭력과 관련해서는 수사 절차 및 수사 시 유의사항 등을 규정한 ‘지침’이 마련돼 있지만 노인 대상 범죄에 대해서는 별도 지침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고령자의 경우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인지력 의사소통 능력까지 낮아지는 경우가 많아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거나 스스로 보호하는 것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노인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부족하므로 국가가 적극적으로 권리 보호를 하지 않으면 각종 범죄에 더욱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게 소 의원의 지적이다.

소 의원은 “우리나라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율이 18.4%로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범죄 발생이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노인 대상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낮은 편이므로 이들이 호소하기 어려운 상황을 악용한 범죄들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노인들의 취약한 사정을 이용하는 범죄들을 유형화하고 의사 표현이 어려운 노인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이지 등 별도 지침 마련을 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 의원은 “지난 23일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노인 대상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주문했다”며 “노인 권리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