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혁신도시 상가 10곳 가운데 4곳 이상 비었다니

2023년 10월 26일(목) 20:02

공공기관 이전을 위한 목적으로 광주·전남에도 빛가람혁신도시가 건설됐다. 인구 5만명의 자족 기능을 갖출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주말에는 인적이 드물어 유령도시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셔틀버스와 자가용 등을 이용해 서울 등지로 출·퇴근을 불사하는 직원들도 상당수로 가게도 문을 닫고 을씨년스럽다. 아예 임대 문구가 붙어 있는 곳들도 즐비하다.

나주시 상가 공실률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무려 43.4%로 나타났다. 전체 6천967실을 대상으로 현장을 확인했더니 3천25실의 잠겨 있다. 10곳 가운데 4곳 이상이 비었다는 것이다. 특히 중심상업지역이 두드러졌다. 아파트보다 일반 상가 공실이 상대적으로 심각했다. 또 업종별로는 음식점·사무실 등 우세했고, 주말보다 평일 매출액이 많았다.

혁신도시는 2013년 3월부터 16개 공공기관이 순차적으로 입주를 시작했다. 이후 10년이 흘렀지만 여태껏 적막이 지배하고 있다. 교육과 의료 등 정주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데다 기관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인프라가 부족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서 금요일 퇴근과 함께 셔틀버스 정류장엔 직원으로 붐빈다. ‘만원’이 된다. 가족을 동반한 이주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미혼·독신자가 포함된 수치로 순환 근무와 파견 인사에 따라 언제든 떠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지역 출신 의무 채용에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빛가람의 경우도 저출산 문제와 맞물리며 인구 증가가 정체되고 있다. 상인들은 하나같이 영업난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주말에는 장사를 포기해야 한다. 그나마 버티던 가게도 임대 기간이 끝나면 미련없이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신축 당시부터 공실로 수년째 방치된 곳들도 적지 않다. 물가 상승과 고금리 등의 여파까지 더해 사정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챙겨야 한다. 활성화는 빈말에 그치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 시즌2를 치밀한 전략으로 추진해 혁신도시의 성공적 안착을 도모해야 한다. 수도권 집중화를 막고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포석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국가 사업이다. 분명하게 의지를 밝히고 즉각적으로 실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