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와 충돌’…사실과 허구의 미묘한 경계 ‘제23회 광주신세계미술제 대상’ 정경자 초대전 ‘어떤 의미’展…31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 도시·자연 속 다양한 피사체로 실제와 가상 사이 경계 탐구 최명진 기자

2023년 10월 29일(일) 18:55

‘Uncanny_07’

‘So, Suite_03’

‘Dimension_03’

‘Uncanny_04’ <광주신세계 제공>

각각의 표정과 이야기를 지닌 피사체들이 조화와 충돌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낸다.

지난해 제23회 광주신세계미술제 대상을 수상한 정경자 작가의 초대개인전 ‘어떤 의미’가 오는 31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린다.

지난 미술제 심사평에서 정 작가의 작업은 “사진을 통해 일상의 정물과 장소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포착해 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이끌어낸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작가는 사진을 통해 다양한 대상을 포착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보여왔다.

호텔 스위트룸을 촬영해 공간과 기억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 풍경을 담아 표류하는 듯한 감각을 담아낸다.

또 실제 동물을 이용해 만든 박제들을 촬영하며 진짜와 가짜의 경계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도 한다.

기억, 경계 등의 주제는 작품에 따라 변화해왔지만, 주제를 직접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결정적 순간을 비워냄으로써 표현하는 방식은 공통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사라지는 것’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작가만의 독특한 감각을 선사한다.

이를 위해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신작 ‘Dimension’을 비롯해 ‘So, Suite’, ‘Drifting’, ‘Uncannay’, ‘Surface’와 같은 기존 대표작들도 함께 선보인다.

그중 ‘So, Suite’, ‘Drifting’ 등 작품은 우연히 발견한 대상의 파편적 이미지를 사진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게 촬영한 결과물들로, 마치 회화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 전시는 사진에 담긴 사물이 본래 갖고 있던 의미, 이를 포착한 작가가 의도한 의미, 작품을 전시장에 설치·연출하며 만들어진 의미, 마지막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이 느끼는 의미까지 다양한 층위의 의미가 지속해서 만들어지는 하나의 장(場)이다.

광주신세계갤러리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그 어느 때보다 사진이 우리 삶 가까이 자리잡게 됐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오늘날 ‘사진’의 의미가 희미해졌다”며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사진 매체만의 매력을 느끼고, 자기만의 이야기와 의미를 만들어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신세계미술제는 광주·전남 작가들을 발굴, 지원해 미술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1996년부터 개최해온 공모전이다. 미술제 수상작가에게는 개인전 기회를 제공하는 등 작품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