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한 게 없는’ 이태원 참사 1년 특별법 서둘러야

2023년 10월 30일(월) 20:01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도심 한복판에서 있어선 안 될 사고였다. 무고한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1년이 됐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이제 막 사회의 첫발을 내딛은, 부모보다도 오래 살았어야 할 아까운 청춘들이 희생됐다. 가족의 삶도 무너졌다. 당시의 아픔과 상처는 마음 깊은 곳으로 점점 더 박혀간다. 그 날의 고통에 갇혀 있다.

유족들은 거리에서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으나 하나도 변한 게 없다. 부끄러운 현실이다. 특별법 제정을 바라는 목소리는 높아가고 있다. 광주 시민사회단체는 진실을 밝히는 것이 전정한 애도라며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온전하게 추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등 지역 정치권도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권리 보장, 진상 규명,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은 지난 6월 말 공동 발의,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지만 8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뒤 현재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특별수사는 사실상 꼬리 자르기식으로 어물쩍 끝났고, 국정조사도 국가의 책임을 일부 확인했으나 반쪽짜리로 마무리됐다.

용산구 이태원 골목에는 시민들이 발길이 이어졌다. 지금도 믿기지 않은 대형사고가 일어났던 입구 ‘추모의 벽’ 앞에는 꽃과 음료, 과자가수북하게 쌓였다. 보라색 재킷을 맞춰 입은 유족들은 메시지를 남기는 모습을 보며 흐느꼈다. 처절한 슬픔에 공감하며 시민들도 조용히 울었다.

2022년 10월29일 이태원을 기억해야 한다. 진실을 캐내기 위해 기억해야 한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가 그랬다. 여태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제대로 원인을 찾고 책임을 물어야 똑같은 참극을 막을 수 있다. 누구나 마음 놓고 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제2의 세월호, 제2의 이태원…, 전 국민을 가슴 아프게 하는 일이 다시 없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재난을 예방할 책무가 있다.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