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축산식품부·aT, 예산 집행 ‘제멋대로’ 중소유통채널 예산 44억 등 심의없이 일방 삭감 김진수 기자 |
| 2023년 10월 30일(월) 2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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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이 30일 농식품부와 aT가 제출한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 추진 현황을 분석한 결과, 농축산부와 aT는 내·외부 평가위원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2020년 농축산물 할인지원사업 예산 400억원을 ▲대형마트 225억원 ▲민간 온라인몰 55억원 ▲중소 유통채널 120억원으로 조정했다.
그런데 최종적으로 중소 유통채널에 집행된 예산은 기존 예산 120억원보다 44억4천900만원이나 감소한 75억5천100만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농식품부가 전통시장과 중소형마트에 편성한 예산 40억원 중 39억9천600만원, 지방자치단체와 공공몰에 편성한 예산 20억원중 14억7천200만원을 심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삭감했다는 점이다.
또 농식품부는 2021년에도 대형마트에 편성한 예산 1억700만원과 전통시장에 편성한 예산 1억5천500만원을 삭감했으며, 2022년에는 친환경매장에 편성한 예산 4억6천만원, 직매장에 편성한 예산 6억3천600만원, 전통시장에 편성한 예산 7억8천500만원, 지방자치단체와 공공몰에 편성한 예산 1억3천500만원 등을 심의 없이 삭감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 추진 계획에 행사 기간 내 집행 실적과 자체 홍보 실적, 소비자 모니터링 결과 등을 중간 검토해 업체별 배정액을 수시 조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승남 의원은 “농식품부가 평가위원들이 엄정하게 심의해 편성한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 예산을 아무런 심의도 없이 44억원이나 임의로 조정한 것은 매우 잘못된 행태”라며 “이러한 예산 조정이 매년 반복된다는 것은 농식품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 심의가 매우 부실했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실제 김 의원에 따르면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 심의위원회가 2020년부터 현재까지 개최한 20번의 회의 가운데 대면회의를 한 것은 지난해 12월26일부터 28일까지 aT본사에서 열린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 2차 선정평가 회의 3번 뿐이었고, 나머지 85%인 17번은 서면 회의를 통해 심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정부가 운영하는 위원회는 정부 측의 의견이나 특정 개인의 의견이 심의 과정에서 과잉 대표되지 않도록 하는 한편,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전문적인 심의가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위원장을 포함한 5인 이상 7인 이하 위원으로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최된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 심의위원회 중 9번은 평가위원이 정부 위원 1인 또는 aT 부·차장을 포함한 단 3인에 불과했고, 회의록도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승남 의원은 “심의위원회가 이처럼 정부 측 인사 중심으로 구성되면 심의가 정부가 원하는 방향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고 더욱이 서면 평가를 하면 사업 참여자와 예산 규모 등에 대한 꼼꼼한 심의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올해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도 전체 예산 1천60억원 가운데 53%인 565억5천600만원만 집행되는 등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농식품부는 올해 ‘2023년 농축산물 할인지원사업 추진계획’에서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은 올해 조기집행 관리 대상 사업으로 선정돼 상반기에 70% 이상 집행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8월 기준 민간 온라인몰 편성 예산은 22%, 중소유통채널 편성 예산은 45% 밖에 집행되지 않았다.
특히 민간 온라인몰 편성 예산 집행 부진은 2022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과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는 쿠팡(점유율 24.5%), 네이버(점유율 23.3%)가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에서 이탈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물론, 농축산물 할인지원사업에 위메프(점유율 3.9%)나 티몬(점유율 2.8%), 인터파크(점유율 1.0%), 마켓컬리(점유율 1% 미만), 오아시스(점유율 1% 미만) 등은 물론, 수협중앙회가 참여하고 있으나 이들의 시장 점유율이 매우 낮고 예산 집행률도 다른 유통채널보다 부진했기에 사업 능력이 우수한 업체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승남 의원은 “그동안 깜깜이로 이뤄진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 예산을 편성할 때는 물론, 조정할 때도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심의위원회에 유통업계 전문가, 소비자 등의 참여를 확대해 사업의 투명성·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예산 집행률도 높이고 많은 국민이 우리 농축산물을 쉽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사업 능력이 우수한 민간 업체의 참여를 적극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