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초월한 사랑, 고혹한 몸짓으로 피다 광주시립발레단 정기공연 ‘지젤’…3-4일 광주예당 대극장 정영재 재안무…극 중 힐라리온 역할 부각 ‘농부의 꿈’, 4인무로 풍부한 볼거리도 제공 최명진 기자

2023년 10월 31일(화) 19:39

광주시립발레단 공연 ‘지젤’(Giselle) 중 군무 모습. <광주시립발레단 제공>

발레 황금기 완성된 낭만발레의 대표작 ‘지젤’이 광주시립발레단만의 스타일로 다시 태어난다.

광주시립발레단은 오는 3-4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제135회 정기공연 ‘Giselle’을 선보인다.

발레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레퍼토리 중 하나인 ‘지젤’은 1841년 파리오페라극장에서 초연 후 전 세계 극장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이야기는 서유럽에 널리 퍼져있는 설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사랑에 배신당한 처녀가 죽으면 ‘윌리’(Willi)라는 귀신이 돼 밤마다 무덤에서 깨어나고 무덤가를 지나는 청년을 유혹해 죽을 때까지 춤추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광주시립발레단의 ‘지젤’ 공연은 2015년 이후 8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특히 이번 공연은 장 코랄리와 쥘 페로가 안무한 원작을 바탕으로 새로운 버전을 선보여 기대를 모은다. 박경숙 예술감독이 총연출을, 정영재 안무가가 재안무를 맡았다.

가장 아름다운 발레곡으로 평가받는 아돌프 아당의 곡은 광주여성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와 박승유 지휘자의 지휘로 함께 한다.

1막에서는 춤을 사랑하는 시골처녀인 지젤과 신분을 숨긴 귀족 알브레히트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알브레히트와 지젤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지젤을 흠모하던 산지기 힐라리온에 의해 알브레히트의 신분이 밝혀진다. 그리고 알브레히트의 약혼녀인 바틸드 공주와 백작 일행이 사냥을 위해 마을에 도착하면서, 모든 사실을 알게 돼 절망에 빠진 지젤은 실성해 죽음에 이르게 된다.

2막에서는 사랑의 힘으로 연인 알브레히트를 살려내는 지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뒤늦게 지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은 알브레히트는 그녀의 무덤으로 용서를 구하러 가지만 윌리들의 여왕인 미르타의 명령으로 죽을 때까지 춤춰야 할 운명에 처한다. 하지만 지젤은 그를 구하기 위해 사랑의 힘으로 윌리와 미르타로부터 그를 지켜낸다. 새벽 종소리와 함께 동이 트자 알브레히트를 남겨둔 채 지젤은 윌리들과 함께 다시 무덤으로 사라지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이번 ‘지젤’이 다른 작품들과 차별점을 갖는 부분은 삼각 관계에 놓인 지젤과 알브레히트, 산지기 힐라리온의 드라마다. 힐라리온의 역할을 부각시켜 바람둥이 귀족 알브레히트보다 진실된 사랑꾼으로 1막 마지막 장면을 채운다.

또 색다른 점은 ‘농부의 춤(Peasant Pas de Quatre)’ 4인무다. 이 장면은 대부분 남여 커플 춤으로 공연되는데, 이번 버전에서는 두 커플 총 4명의 춤으로 안무해 보다 풍부하고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총연출을 맡은 박경숙 예술감독은 “‘지젤’은 발레의 황금기를 완성한 낭만발레의 대표작으로 광주시립발레단의 아름다운 앙상블과 무용수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