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中企 ‘악화일로’…10곳 중 6곳 “자금조달 어려워” ●무협 ‘제3분기 무역업계 금융 애로 실태조사’ 매출 300억 이상 31%…10억원 미만 70% 이자비 ‘영업이익과 같거나 초과’도 51.5% 양시원 기자

2023년 11월 01일(수) 20:09

이미지=아이클릭아트

매출 부진과 원·부자재 가격상승 등 다수의 악재 속에 놓인 국내 수출기업의 재정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수출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3분기 자금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무역협회(KITA)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3분기 무역업계 금융 애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무역협회는 금리 변동 및 정책 금융 확대에 따른 무역 업계의 자금 사정 변화와 애로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분기 별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20-21일 무역업계 542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전반적인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는 기업은 ‘매우 악화’ 12.7%, ‘다소 악화’ 48.7% 등 총 61.4%를 차지했다.

지난 2분기(7월)와 견줘 ‘매우 악화’됐다는 응답(16.4%→12.7%)이 3.7%p, ‘다소 악화’라고 응답한 기업(49.2%→48.7%)도 0.5%p 각각 감소했다. 금리 동결로 인해 고금리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전히 ‘동일’ 26.0%, ‘다소 호전’ 11.6%, ‘매우 호전’ 0.9%에 비해 높은 비중을 보였다.

특히 매출액 10억원 미만 기업군의 70.2%가 자금 조달이 ‘어렵다’라고 응답한 반면, 매출액 300억원 이상 기업군에서는 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응답이 30.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 조달 애로가 중소기업에 편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자 비용이 ‘영업이익과 같거나 초과한다’라는 응답도 51.5%로 2분기(49.8%) 대비 소폭 상승, 높은 금리 수준에 따른 재무적 부담도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 기업은 금융 애로 해소를 위해 가장 시급한 사항으로 ‘금리 부담 완화(79.0%)’를 꼽았다.

금리 부담 완화에 대한 요청은 조사 시기별로 모두 1순위로 나타났다. 응답 비율도 올해 3월 49.6%, 7월 79.0%, 9월 80.8%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고금리 장기화, 매출 부진 등에 따라 많은 수출기업들이 이미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어려움도 더해질 우려가 있어 정부나 금융기관은 상시적으로 모니터링 강화와 대책 마련에 나서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협회는 지속적으로 수출업계의 자금 애로를 조사해 관련 부처에 해소책을 건의해가겠다”고 말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