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vs 전남도 갈수록 벌어지는 ‘민간공항’ 간극 道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절차 이후 민간공항 무안으로” 市 “군공항 어디로 갈지 모르는데…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검토” ‘정부 공항계획’ 놓고도 다른 해석…“‘골든타임’ 놓칠수도” 우려 김재정·박선강 기자

2023년 11월 01일(수) 20:22

이륙하는 전투기 광주 민간공항 기능을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 이전하는 방안을 놓고 광주시와 전남도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광주공항에서 이륙을 준비 중인 민간항공기 앞으로 전투기가 이륙하는 모습.<광주매일신문 DB>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2021-2025년)
◇무안공항 및 광주공항 통합 이전
▲무안공항을 서남권 중심 공항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 추진
▲통합이전 시기는 군공항 이전 추진 상황, 지역 의견 종합 고려해 결정
▲통합 대비 무안공항 시설 확충(관리동 신축·주차장 확충·터미널 리모델링 등), 접근교통 개선(2025년 호남 KTX 2단계 무안 경유 개통) 등 과제를 추진하고 항공수요 증가에 대비한 적정시설 확보 추진


광주시와 전남도 사이에 민간공항 이전을 둘러싼 간극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엔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이전 시기와 접근 방식에 대한 의견 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아 양 시·도가 최대 현안인 공항 관련 논의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정부의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명시된 무안공항·광주공항 통합 이전 내용을 놓고도 양 시·도가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서 자칫 민간공항 문제를 기화로 광주 군공항 이전 논의까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관련 기사 - 군공항 찬성 여론 확산…무안서 강연회 ‘주목’>
ㄴhttp://kjdaily.com/1698837761614696002

1일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 5월 초 “광주시가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 선정 절차 이후 광주 민간공항을 무안으로 이전하겠다는 선언을 해달라”며 군공항 이전 선결과제로 민간공항 이전을 설정한 이후 6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광주시의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전남도의 논리는 명확하다. 정부의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2021-2025년)에 ‘무안공항을 서남권 중심 공항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무안공항·광주공항 통합 이전 추진’이 명시돼 있는 만큼 광주시가 민간공항 이전지역으로 무안 외에 다른 지역을 염두에 둬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민간공항 이전 시기에 대해서도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 선정 절차 이후’로 군공항 문제가 상당 부분 진척된 시점을 제시해 광주시의 입장을 충분히 감안했다는 게 전남도의 설명이다.

전남도가 광주 민간·군공항의 무안공항 통합 이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배경엔 민간공항 이전을 통해 군공항 이전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반면, 광주시는 전남도의 구상과 상반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 강기정 시장은 지난달 31일 시청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간 공항을 보내 무안공항을 활성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필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도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강 시장은 “(민선 7기 시절) 2018년 작성한 (광주시·전남도·무안군 간) 합의문이 이행되지 않았다”며 “그때 교훈을 토대로 같은 일을 반복해선 안된다. 선언하는 것이 중요하고 합의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군공항 이전이 실현 가능하도록 합의하고 이행 선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무안공항을 거점공항으로 키워야 한다는 건 오랜 소신이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강 시장의 발언은 민간공항 문제에 접근하는 광주시의 기존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광주시는 ‘군공항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하겠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민간공항 문제에 대해 광주가 답을 안하고 있는 이유는 군공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군공항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에 (민간공항을) 따로 보낼지, 같이 보낼지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남도가 군·민간공항 이전 지역으로 무안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느냐”며 “함평도 (군공항) 유치 신청서를 내고, 무안도 신청서를 내 서로 윈윈하자는 중론이 모아져 합의가 되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광주시의 민간공항 관련 입장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함평 카드’를 계속 손에 쥐고 있기 때문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대한 시각도 엇갈린다. 광주시는 국토교통부가 광주와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민간공항 이전을 결정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광주시는 제6차 계획 ‘무안공항 및 광주공항 통합 이전’ 항목에 ‘통합이전 시기는 군공항 이전 추진 상황, 지역 의견 등을 종합 고려해 결정한다’는 문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전남도가 해당 문구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민간공항 이전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군공항 이전 추진 상황을 고려해 통합이전 시기를 결정한다는 6차 계획을 감안,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절차 이후’로 민간공항 이전 시기를 제시한 것”이라며 “광주시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무안공항 활성화 원칙에 동의한다면서도 민간공항 이전을 미루는 광주시의 행보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상생을 기치로 내걸었던 민선 8기 광주시와 전남도가 엇갈린 입장만 재확인하면서 민간공항 뿐만 아니라 특별법 제정으로 절호의 기회를 맞은 군공항 이전 문제 역시 또 다시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무엇보다 강기정 시장이 지난달 31일 “전남도와 대화의 자리를 만들 것”이라며 김영록 지사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광주시의 유의미한 입장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姜-金 회동’ 성사 가능성은 낮다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김재정·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