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재해보험’ 여전히 사각지대 많다 경지면적 대비 가입 면적 비율 45.2% 불과 단호박·팥·호두·살구·쪽파·봄감자 30% 안돼 신정훈 “생산비 반영, 대책비 현실화 해야” 김진수 기자

2023년 11월 01일(수) 20:23

농작물재해보험이 1조원 규모로 커졌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해 정책보험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신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이 1일 농림축산식품부, 농협중앙회, 농업정책보험금융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농작물재해보험의 전체 가입률은 50%였으며 사과 89.4%, 배 76.8%, 복숭아 35.7%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를 ‘경지면적 대비 가입면적’ 비율로 분석하면 전체 가입률은 45.2%로 낮아진다.

품목별로는 사과 68%, 배 71.6%, 복숭아 27.7%였다. 특히 단호박(7.7%), 팥(8.6%), 호두(9.6%), 가을배추(20.3%), 살구(20.7%), 쪽파(23.9%), 봄감자(29.4%) 등 품목별 사업 지역과 가입 자격 등의 제한으로 ‘경지면적 대비 대상 면적’ 비율이 채 30%도 안 되는 품목도 다수 있었다.

실제 전체 70개 품목 중 전국에서 가입이 가능한 품목은 44개(62.9%)에 불과했다. 게다가 사과·배·복숭아 등은 농지의 보험가입금액(생산액 또는 생산비)이 200만원 이상, 차·사료용 벼나 옥수수는 농지 면적 1천㎡ 이상 등 가입에 제한이 있다.

뿐만 아니라 현행법은 병충해를 농업재해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지만 정부는 ‘농업재해보험의 보험목적물별 보상하는 병충해 및 질병규정’ 고시를 통해 벼, 고추, 감자, 복숭아 등 4개 품목의 일부 재해에 대해서만 보상하고 있다.

농협도 약관을 통해 ‘원인의 직·간접을 묻지 않고 병해충으로 발생한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 손해’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은 2019년 186.2%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져 2022년 기준 65.2%에 그쳤다.

신정훈 의원은 “농작물재해보험에 막대한 국비와 지방비가 들어가고 있지만 사각지대가 많다”며 “모든 것을 보험에 맡겨둬서는 안되며 생산비를 반영한 ‘재해대책비 현실화’와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 의원은 “정책보험은 손해율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최대 할증률 인하, 평년 수확량 산출 방식 개선, 적과전 피해 보상비율 상향 등 농가가 현장에서 보험의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