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웽웽’…가을 모기에 밤잠 설친다 광주 10월 기준 전년比 263% ↑…8월부터 꾸준히 상승 市보건환경연 “늦더위 등 영향”…市 “공원 등 집중 방역” 안태호 기자

2023년 11월 02일(목) 20:48

이미지=아이클릭아트

“가을인데도 웽웽거리는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칩니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10월24일)이 지나고 입동(立冬·11월8일)이 일주일도 채 안남았음에도 모기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2일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시 모기 트랩지수는 40개체로 집계됐다.

모기 트랩지수는 지역별 개체수를 보여주는 일종의 지표로, 하루 동안 특정 장소에 트랩을 설치한 뒤 채집된 숫자를 세는 방식이다. 광주에서는 무등산 인근과 풍암호수, 무각사, 광주천변,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등 5곳에서 1-2월과 11-12월을 제외하고 모기 개체 수를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 10월 개체수가 2022년(11개체)·2021년(13.1개체) 동월 대비 각각 263.63%, 205.34% 증가했고 올해 8월 20.8개체, 9월 28.7개체보다도 높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날 오전 찾은 광주 서구 풍암호수공원을 산책하던 주민들은 아침부터 기승을 부리는 모기 때에 질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서 쉬던 시민들은 쉴 새 없이 달라드는 모기를 잡기 위해 때 아닌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러나 잡히는 모기보다 물리는 횟수가 많아지자 결국 시민들은 자리를 뜨며 짜증감을 드러냈다.

금호1동 주민 김모(71)씨는 “이곳에서 아침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 게 몇 년이지만, 가을인데 이렇게 모기가 많은 건 처음인 것 같다”며 “집에서도 모기에 시달리느라 밤잠을 설친다”고 토로했다.

풍암동 주민 서모(42)씨도 “무더웠던 여름보다 최근 며칠 사이 잡은 모기가 훨씬 많은 것 같다”며 “물린 자리도 엄청 가렵고 붓기까지 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을철임에도 불구하고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로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은 ‘포근한 날씨’를 꼽았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낮 기온이 20도를 넘나들다 보니 모기의 활동이 왕성해졌다”며 “지구 온난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야외보다 따뜻한 실내로 들어가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 같다”며 “때문에 예년 10월에 마무리했던 개체 수 현황 파악도 올해는 11월까지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광주시 감염병관리과 관계자는 “원래 11월부터는 유충구제를 집중적으로 실시하지만 요즘은 모기가 많아 성충구제를 하고 있다”며 “시민 불편이 없도록 공원·천변 등 집중 방역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안태호 기자